[김진애의 ‘이 시대 리더십’]상식의 리더십을 기다린다
2017년 01월 05일(목) 00:00 가가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을 기대하는 시간이다. 치졸하고 비열하고 처참한 국정 농단의 흉측한 모습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우리는 모욕감과 배신감과 좌절감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촛불로 밝힌 희망이라도 없었더라면 그 절망감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탄핵 판결을 기다리는 과정이지만 조기 대선 확률이 높은 가운데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다.
사실 우리가 기다리는 것은 ‘상식의 리더십’ 아닐까? 인간으로서의 상식, 사회 운영의 상식, 국가의 역할에 대한 상식, 정치 윤리의 상식, 경제 운용의 상식, 국가 운영의 상식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십년 동안 무너진 상식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 올해 등장하는 리더십은 결코 만만찮은 대내외적인 문제 상황을 헤쳐 나가면서 부디 대한민국에 상식의 기본을 튼튼하게 만들기 바란다.
첫째, ‘언어의 상식’을 회복하기 바란다. 직무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이 연초 기자 간담회에서 보여 준 언어의 모습은 한마디로 망가져 있었다. 재임 시에도 그 언어가 수시로 비판을 받아 왔지만, 지금은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은 던져 버린 채 장황하고 번다하게, 문장의 논리도 없이 이거·저거·그렇게 등 지시대명사와 부사를 남발하면서, 그저 변명과 책임 모면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인다. 말은 곧 그 사람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글 사랑과 말 사랑에까지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남이 써 준 것 외에는 읽지 못하는 사람, 문답을 할 수 없는 사람, 토론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공공의 장면에서 사라져야 한다.
둘째, ‘공직의 상식’을 회복하기 바란다. 적어도 공직을 맡는 사람들은 그 직에 맞는 책임 의식과 그 직에 걸맞은 역량뿐 아니라 공공 의식을 지키는 최소한의 용기를 갖춰야 한다. ‘일에 집중’해야 하고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 약점을 가진 사람을 일부러 발탁하고 그 약점으로 조종하는 박근혜 식 지배를 벗어나는 과제는 개인의 과제라기보다는 공직 전체의 과제다.
셋째, 공정 메커니즘의 상식을 회복하기 바란다. 박근혜와 측근의 국정 농단은 근본적으로 법과 규정을 다 어겨도 괜찮다고 여긴 박근혜 식 오만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여당의 정치 윤리와 언론의 공공 의식이 살아 있었더라면 진즉 견제되었을 수도 있었다. 국정원, 검찰, 경찰, 법원 등 권력기관들을 움켜쥐고 국세청, 선거관리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압력 기관으로 활용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교육계 블루리스트를 악용하고 자기 편 시민단체를 동원해 여론을 선동하고 세금과 경제단체 후원까지 악용하는 사악함은 사라져야만 한다.
지난 10년은 망가진 10년이었다. 진실은 은폐되었고 거짓은 휘몰아쳤다. 사람들의 입을 막았고 일자리와 특혜적 지원으로 위협하고 또 길들였다. 특히 재갈을 물린 언론, 당근에 놀아난 언론은 자체적으로 회복 불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정상적인 노력과 응당한 보상이 아니라 ‘연’과 ‘줄’을 찾아 한 자리 차지하려던 똥파리들, 권력에 기대 호가호위한 종이호랑이들, 권력에 굴종한 수많은 부끄러운 지식인들, 도대체 그들은 무엇에 취했던가? 그런 특권이 영구적으로 갈 거라 믿었던가? 그 세력의 뿌리는 그렇게도 깊은 걸까? 그들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 이익은 그렇게도 달콤한 걸까?
상식의 리더십을 만들어 갈 자격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도록 우리는 단단해져야 한다.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 권력 구조를 바꾸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은 선별해 내자. 조기 대선을 앞에 두고 파트너십을 바꾸는 졸렬한 사람들은 걸러 내자. 평생을 통해 무엇을 위해 살아오고 일해 왔나를 검증하자. 출세와 특권과 반칙에 익숙한 사람들은 모두 걸러 내자. 비상식적인 국가 운영으로 고통받아 왔고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와 소외 계층, 허리를 졸라매다 못해 끊어질 것 같은 중소기업과 중산층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점검하자. 자기가 속한 전문 집단과 지역의 공익적인 발전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점검하자. 이 비상식의 고리를 끊어 낼 수 있는 용단과 용기를 갖고 있는지 검증하자.
아직도 새해가 시작되지 않은 것처럼 찝찝한 시간이지만, 결단의 시간은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2017년의 상식을 위하여, 건투!
<전 국회의원·도시건축가>
첫째, ‘언어의 상식’을 회복하기 바란다. 직무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이 연초 기자 간담회에서 보여 준 언어의 모습은 한마디로 망가져 있었다. 재임 시에도 그 언어가 수시로 비판을 받아 왔지만, 지금은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은 던져 버린 채 장황하고 번다하게, 문장의 논리도 없이 이거·저거·그렇게 등 지시대명사와 부사를 남발하면서, 그저 변명과 책임 모면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인다. 말은 곧 그 사람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글 사랑과 말 사랑에까지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남이 써 준 것 외에는 읽지 못하는 사람, 문답을 할 수 없는 사람, 토론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공공의 장면에서 사라져야 한다.
지난 10년은 망가진 10년이었다. 진실은 은폐되었고 거짓은 휘몰아쳤다. 사람들의 입을 막았고 일자리와 특혜적 지원으로 위협하고 또 길들였다. 특히 재갈을 물린 언론, 당근에 놀아난 언론은 자체적으로 회복 불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정상적인 노력과 응당한 보상이 아니라 ‘연’과 ‘줄’을 찾아 한 자리 차지하려던 똥파리들, 권력에 기대 호가호위한 종이호랑이들, 권력에 굴종한 수많은 부끄러운 지식인들, 도대체 그들은 무엇에 취했던가? 그런 특권이 영구적으로 갈 거라 믿었던가? 그 세력의 뿌리는 그렇게도 깊은 걸까? 그들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 이익은 그렇게도 달콤한 걸까?
상식의 리더십을 만들어 갈 자격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도록 우리는 단단해져야 한다.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 권력 구조를 바꾸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은 선별해 내자. 조기 대선을 앞에 두고 파트너십을 바꾸는 졸렬한 사람들은 걸러 내자. 평생을 통해 무엇을 위해 살아오고 일해 왔나를 검증하자. 출세와 특권과 반칙에 익숙한 사람들은 모두 걸러 내자. 비상식적인 국가 운영으로 고통받아 왔고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와 소외 계층, 허리를 졸라매다 못해 끊어질 것 같은 중소기업과 중산층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점검하자. 자기가 속한 전문 집단과 지역의 공익적인 발전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점검하자. 이 비상식의 고리를 끊어 낼 수 있는 용단과 용기를 갖고 있는지 검증하자.
아직도 새해가 시작되지 않은 것처럼 찝찝한 시간이지만, 결단의 시간은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2017년의 상식을 위하여, 건투!
<전 국회의원·도시건축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