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환경단체들은 광주시가 추진한 원전 방재사업은 사고 통보 체계 구축이 사실상 전부라며 원전 사고로부터 시민들을 지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와 불과 35㎞ 이내 위치한 광주시에 150만명이 밀집한 만큼 ▲방사능 확산 시뮬레이션 등 과학적 근거를 통한 원전 방재대책(대피) 수립 ▲방사능 차폐 가능한 대피 시설 구축 ▲방사능 위험성 홍보 및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은 기존 방사능 방재매뉴얼의 경우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한빛원전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 방사성 물질이 광주까지 도달하는 데 4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나 대피 목표시간은 13시간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전 사고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감안하면 영광군에 설치된 민간환경감시센터와 같은 상시 전문기구 및 전문인력 배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은 특히 설계 수명 만료가 10년 앞으로 다가온 한빛 1, 2호기와 관련해 민관산학이 함께 폐로(영구폐쇄) 및 폐로 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 같은 내용은 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전남녹색연합 등 지역 9개 환경단체가 윤장현 시장 취임 2주년을 맞아 전문가, 시민 등 179명을 상대로 평가, 지난 21일 공개한 민선 6기 전반기 환경정책 평가에 담겨 있다. 윤 시장은 ‘원자력발전소 사고 대응을 위한 방제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공약했었다.

광주시는 그동안 한빛원전 사고 대응을 위한 관계기관 보고회 개최, 한빛원전 호남권 광역협의체 협약 체결, 한빛원전 사고대응 핫라인 설치, 한빛원전 방사선량 표출 전광판 구축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중앙정부와는 별개로 광주시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