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공업이 파나마 새 운하에 들어가는 2억1000만달러 규모의 핵심 설비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산업설비 분야의 수행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현대삼호중공업(대표이사 사장 윤문균)은 “지난 2010년 다국적 컨소시엄인 GUPC사부터 수주한 갑문설비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고 22일 밝혔다. 파나마 새 운하 준공식은 오는 26일 열리며, 이번 파나마 새 운하 건설에는 현대삼호중공업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여했다.

지난 1914년 문을 연 파나마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최단거리(64㎞)로 연결하는 수로이다. 파나마정부는 2007년부터 총 5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운하의 확장공사를 추진해왔다.

현대삼호중공업은 6년 전 수주 당시 미국과 유럽, 남미의 유수업체와의 경쟁를 뚫고 수주를 따냈다.

국내 기업 중에서 파나마 새 운하 건설에 유일하게 참여하게 된 것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선박의 운하 통과 시 수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소형수문 158개와 유압장치 158세트의 제작과 설치 작업을 맡았으며, 칸막이벽 84개와 이물질막이(Trash rack) 등을 포함해 총중량 2만t에 달하는 기자재를 공급·시공했다.

특히 모든 설비를 2㎜ 오차 이내로 제작하고, 발주사가 원하는 납기에 완벽히 마무리해 이례적으로 발주사의 찬사를 받았다는 게 현대삼호중공업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현대삼호중공업은 설치가 끝난 소형수문의 누수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체 갑문에 물을 채우는 방식 대신 이동식 특수가벽을 설치하는 기발한 제안을 해 공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하기도 했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세계 무역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는 대역사에 참가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번 공사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반으로 산업설비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파나마 운하는 그동안 중형 선박만 통과할 수 있었으나 이번에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일부 초대형 선박을 제외한 사실상 거의 모든 선박의 운항이 가능해져 세계 해운과 조선, 물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암=전봉헌기자j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