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백도가 희귀 바다새인 ‘뿔쇠오리’의 집단 번식지로 확인됐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는 여수시 삼산면 백도에서 국제적 보호종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뿔쇠오리가 집단 번식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뿔쇠오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자료목록에 취약종으로 분류된 보호종으로, 24㎝ 정도의 작은 바다새다.

전 세계적으로 5000∼1만여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국내에서는 신안 구굴도, 독도, 제주도 인근 섬 등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만 번식이 확인됐다.

뿔쇠오리는 대부분 먼 바다에서 생활하며 번식기에만 무인도의 절벽이나 암반지대에 번식하는 생태적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둥지를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운 종으로, 번식 성공률도 낮은 편이다. 지난 2013년 구굴도에서 진행된 조사에서 이 새들의 번식 성공률은 53%로 파악됐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는 국립공원연구원(철새연구센터)과 함께 뿔쇠오리 번식 현황과 개체군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백도 일원에서 주·야간 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 결과 백도 반경 500m 내 해상에서 344마리의 뿔쇠오리가 확인돼 백도가 뿔쇠오리의 집단번식지임을 보여줬다.

크고 작은 섬 39개로 구성된 무인 군도인 백도는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28㎞ 이상 떨어져 있으며, 1979년 명승 제7호로 지정됐고 2011년에는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관리되는 지역이다.

또 2016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보호지역 카테고리 Ⅰa(학술적 엄정보호구역)로 인증된 국제적인 보호지역이기도 하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 김승희 소장은 “뿔쇠오리의 집단번식지이자 학술적 엄정보호구역으로서 보전가치가 뛰어난 백도 특별보호구역을 공유수면까지 확대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생물 다양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

〈사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