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경찰이 아침 출근길 음주단속(숙취)을 한 달 가까이 지속해 과잉단속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유흥업소 밀집지역도 아닌 농촌지역에서 농번기로 바쁜 시기임에도 장기간 출근길 음주단속에 나서면서 지역민들 사이에선 그 배경을 놓고 각종 루머들마저 떠돌고 있다.

12일 장흥경찰과 장흥군 등에 따르면 장흥경찰은 지난달 초부터 2주일 동안 아침 출근 시간대(오전 8시∼9시)에 장흥군청 앞과 주요 유관기관, 차량 통행이 빈번한 주요 I·C 등 지역 곳곳에서 음주단속을 했다. 장흥경찰은 전남지방경찰청 지시로 숙취 음주단속을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장흥경찰 자체적으로 같은 달 27일부터 31일까지 추가로 출근길 음주단속을 이어간데다, 인근 타지역 경찰서들은 대부분 지역여론 등을 감안해 출근길 음주단속을 같은 기간 총 2∼3회만 했다는 점에서 대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흥가 등이 밀집된 광주 등 도심지역에서 아침 출근시간대 월 1∼2회 정도 음주단속을 하는 사례는 있지만, 농촌 자치단체에서 사실상 한 달 내내 출근길 음주단속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단속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광주시청 앞에서 단 한차례 아침 출근길 음주단속을 한 것을 놓고도 ‘행정기관의 신뢰도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장흥경찰은 이 같은 단속으로 올 들어 5월 말 현재 안전띠 미착용만 전년 600건보다 무려 2배 많은 1200건을 적발했으며, 음주운전도 전년보다 10여건 많은 110건을 단속했다.

이를 놓고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경찰이 엄중한 음주단속을 통해 교통사고를 막는 데는 동감하지만, 매일 아침 출근길을 가로막고 음주단속을 하는 것은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장흥지역 음식점 등에서는 경찰의 출근길 단속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소비경기마저 위축됐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장흥읍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아침 출근길 단속이 계속된 이후 혹시나 숙취 음주단속에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 지 저녁 손님이 뚝 끊겼다”면서 “아직까지 그 여파가 이어져 저녁시간대에 군청 공무원의 회식 등을 구경조차 하기 힘들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선 장흥경찰과 장흥군청간 소통 부족에 따른 내부적 갈등으로 미묘한 갈등 기류가 형성되면서 표적단속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루머 등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흥경찰 관계자는 “올 들어 전남지역에서 교통 사망사고와 공공기관 직원의 음주운전 적발행위가 늘어나면서 지방경찰청장이 5월을 가정안전의 달을 보내자는 방침을 내려 집중적인 지도 단속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장흥=김용기 중부취재본부장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