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지역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예방 ‘백신’ 주사 부작용으로 추정되는 한우 폐사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명확한 원인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농가들은 구제역 백신 주사의 부작용을 염려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한우를 판매하려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어 백신주사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장흥군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장흥읍 삼산리 김모(79)씨 축사에서 임신 중인 한우 암소 4마리가 구제역 백신주사를 접종한 뒤 연이어 3마리는 쌍태(사산) 송아지를 낳고 1마리는 유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장흥지역 한우농가들 사이에는 구제역 예방 백신주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농가들은 구제역 백신주사의 부작용을 염려한 나머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송아지나 성우 한우를 우시장을 통해 사실상 불법적으로 경매하려다 축협측과 마찰까지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장흥군은 최근 전남도 동물위생시험소에 백신 주사 후 폐사한 송아지 등에 대한 원인규명을 의뢰했지만, 주변 환경에 따른 스트레스로 임신한 소가 사산, 유산,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만 통보 받았다.

이와 관련해 백신 접종 후 송아지 폐사와 유산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김모씨는 “그동안 수십년간 한우를 키워왔지만, 한 번도 단체로 송아지가 사산된 경험이 없으며, 축사주변 환경이 변화된 것도 없다”면서 “일부 축산농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백신 주사의 부작용에 대해 명확한 규명과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현상도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백신주사 접종제도는 지난 2005년 ‘소고기이력제 등록’ 이후부터 50두 이하 농가는 무료로, 50두 이상 농가는 자부담 50%, 보조 50%를 받아 수의사를 통해 매년 2회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구제역 예방접종 및 예방접종 확인서 휴대명령’에 따라 소는 의무적으로 구제역 예방접종을 해야 하며, 가축의 거래 및 가축시장·도축장 출하를 위해 소는 쇠고기 이력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특히 예방접종을 하지 않고 가축을 거래할 경우 해당 농가에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구제역 발생시 미접종 농가에 대해서는 보상금도 차등 지급된다.

한편 5월 현재 장흥지역 한우 두수는 장흥 전체 인구 4만3000명보다 많은 4만6000두로 전남도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한우 사육량을 보이고 있다.

/장흥=김용기기자·중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