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억원을 들여 ‘농수산물 가공특화단지’로 조성한 장흥농공단지가 저조한 분양률을 보이면서 완공 후 3년이 넘도록 ‘버려진 땅’으로 방치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속적인 지역경기 침체와 지방자치단체의 분양 전략 부재(유치업종 제한) 등으로 업체들의 입주 기피현상이 심화되면서 분양률이 한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24일 한국농어촌공사(장흥지사)와 장흥군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월 국·도비를 포함해 모두 116억원을 들여 장흥군 부산면 금자리 일원 14만9890㎡(4만500여평)규모로 장흥 제2농공단지를 완공했다. 하지만 4년여가 흐른 현재 실제 산업시설용지(분양면적) 9만7962㎡(2만9600평)총 12블록(14필지) 중 분양실적은 2개 업체 4214㎡(1200평)로 4.8%에 불과하다.

농어촌공사는 전남도와 장흥군이 지난 2008년 조성해 놓은 ‘바이오식품 산업단지’ R&D 기관 인프라 구축과 산업인력 수급이 원활할 것으로 판단하고 자치단체사업 일괄위탁시행 방식(준공 2년후 지자체 이양조건)으로 장흥지구 농공단지를 조성했다.

이들 양 기관은 지난 2009년 12월 장흥농공단지조성사업에 따른 실시협약을 맺고, 농공단지조성사업에 필요한 비용은 ‘농어촌공사’가 조달하고, 준공일로부터 2년이 지난 날부터 미분양 토지에 대한 조성원가는 장흥군이 현금으로 농어촌공사에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조성비 71억원 가운데 4%(3억원)만 회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두 기관은 가상 투자, 입지적 여건까지 고려해 음·식료품 제조업체들을 농공단지에 입주할 계획이었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들이 산업단지와 농공단지를 경쟁적으로 조성하면서 입주 희망업체의 발길이 끊긴 상태다.

특히 농공단지입주 목적이 농수산물 가공, 특화한 음·식료품 업체로 제한되는 등 유치업종 제한지역으로 묶여 있는 탓에 입주를 희망하는 섬유제품과 전기장비, 제조업 분야 업체들도 입주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입주를 희망하는 영세업체들은 입주보전금 지원과 생산품에 대한 판로보장 등 과도한 행·재정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농공단지가 허허벌판의 처지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010년부터 1·2단계로 나눠 분양 중인 총 117만㎡(36만5000평) 규모의 장흥읍 해당리 일원 ‘바이오식품 산업단지’도 겨우 21개업체가 입주분양 계약을 맺는 등 17.8% 저조한 분양률을 나타내고 있다.

/장흥=김용기기자·중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