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젖줄인 영산강과 섬진강 끝자락이 둑이나 방조제에 가로막히고 바닷물 유입 구간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태계 단절, 생물다양성 훼손, 수질 오염, 인근 주민 생계난 등이 초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광주전남연구원은 ‘광전리더스인포’에서 “영산강·섬진강 하구생태계 복원 위해 정부와 지자체 머리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구 및 연안의 간척사업과 댐 건설에 의한 유출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영산강·섬진강·탐진강 등을 포함한 서남해안 하구의 생태적 가치가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특히 영산강은 1981년 하구둑이 들어선지 35년이 지나면서 수질 및 준설토 오염, 생태계 훼손 등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환경부가 작성한 ‘하구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해안 바다와 접해 있는 하구 오염 척도가 되는 부착·저서동물의 생태계 건강성이 불량인 D등급으로 파악됐다. 공유수면 매립을 통해 산업단지, 신도시 등을 개발하면서 습지가 줄고 오염물질이 과다 배출됐기 때문이다.

섬진강은 섬진강댐, 주암댐, 보성강댐, 동복댐, 수어댐 등 수자원 개발로 하류의 유출량이 감소하면서 하구에 바닷물이 유입돼 갈수록 염해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연구자인 김종일 남도가람연구센터장에 따르면 영산강 하구 습지면적은 지난 1910년대 309㎢에서 90여년 만인 2000년대 73㎢로 5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하구둑과 방조제 건설에 의한 습지 면적 및 생물다양성 감소로 인해 그 가치도 급감하고 있다. 메타분석을 이용해 편익이전 방법으로 추정한 영산강 하구습지의 ha당 연간 환경가치는 671만원에 불과한 반면 하구둑이 없는 한강과 섬진강의 하구는 각각 4294만원, 2654만원에 이르고 있다.

김 센터장은 “영산강·섬진강권역에 위치한 128개 하구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84개의 하구가 하구둑이나 방조제 등으로 막혀 있고, 이로 인해 생태계 단절, 생물다양성 훼손, 수질오염 등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섬진강은 해수 유입 구간이 크게 확장되면서 지하수 염분 농도가 증가하는 등의 염해 피해가 발생하면서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에 이를 반영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2000년대 중반에 영산강 하구둑 복원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4대강 사업 이후 중단했으며, 부산시와 충남도는 낙동강과 금강 하구생태계 복원을 민선 6기 핵심과제로 추진 중이다. 최근 확정된 ‘제4차 국가환경종합계획(2016∼2035)’에서도 연안·해양생태계 관리 과제에 ‘하구언 복원’이 포함돼 장기적으로 하구생태계 복원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