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등 전남지역 어촌마을에서 어촌계 가입을 놓고 귀어·귀촌인과 원주민간 갈등이 심각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양수산부(해수부)가 기존 어촌계에 모든 우선권을 부여해 놓고도 도시민의 귀어·귀촌을 적극 유도하는 등 이중적 행정을 펼쳐 어촌마을 주민의 갈등을 되레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수부는 어촌마을 노령화 해소와 청년 일자리 창출, 도시지역과 어촌마을간 인력 불균형 해소 등을 위해 귀어·귀촌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21일 장흥지역 어촌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도시민의 귀어·귀촌 인구 증가와 함께 어촌마을 수익 창출의 필수요건인 어촌계 가입 경쟁이 치열하다. 일부 어촌마을에서는 어촌계 가입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도시민들의 귀어귀촌 인구가 부쩍 늘고 있다.

장흥지역의 경우 지난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총 귀농귀촌인구 588명 가운데 귀어귀촌 인구는 56%에 해당하는 330명에 이른다.

어촌마을별로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장흥지역 어촌계에 새로 가입하려면 5년 이상 마을 거주자에 한해 최소 500만원에서 3000만원의 가입비를 내야한다. 해당 어촌마을의 소득이 높을수록 가입비도 높다.

이 때문에 귀어귀촌인과 원주민간 어촌계 가입을 둘러싼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귀어·귀촌자들은 가입조건을 놓고 지나친 ‘텃세’라는 입장인 반면 어촌계 원주민들은 공동체 유지를 위한 규칙이라고 맞서고 있다.

실제 대부분 어촌계는 신규 회원이 들어오면 한정된 어장을 배분해야하고 소득원도 줄어들기 때문에 어촌계 가입을 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양수산부는 어촌마을의 노령화 등을 막기 위한 ‘귀어귀촌’ 활성화를 이유로 어촌계측에 가입 문호 개방을 권유하고 있지만, 어민들의 생계와 직결된 재산권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되레 원주민과 귀어·귀촌간 갈등만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장흥군 관계자는 “정부(해수부)에서 바다면허를 허가제(평가 관리제)로 전환하고, 재산권 개념을 주지 않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한편 어촌계 설립은 지구별 수산업협동조합의 조합원 10명 이상이 발기인 구성을 통해 정관을 만든 뒤 해당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아야 하며, 장흥군에는 현재 42개 어촌계(회원 2208명)가 구성돼 있다.

/장흥=김용기기자·중부취재본부장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