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건축물이 우리 지역에 알려진 것은 1980년대 재래시장에 상가와 공동주택을 혼합해서 짓거나 대로변에 소규모 상가아파트가 지어지는 정도여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 이미지가 그런 대로 개선이 된 것은 추측컨대 옛 광주상고 자리에 대규모 마트와 아파트가 복합해서 건설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주상복합건축물이 최근에 상무지구를 필두로, 유동·첨단·백운동·광천동 등 상업지역에서 대규모 고층으로 건설 또는 추진되고 있다. 왜 상업지역에 상업·업무시설이 입지해야지 대량의 주택이 공급되는가? 산업화·근대화 과정에서 도시의 주거지에 상업·공업용도가 혼합하여 마을의 주거환경을 악화시키는 폐해가 심각하게 나타났다. 당연히 주거를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 주거지역에 상업이나 공업용도가 침입해 오는 것을 막아야 하고, 또 상업지역이나 공업지역에 주거용도가 입지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도시계획 원리가 만들어졌다. 우리도 역시 이 이념을 받아들여 계획적으로 조성된 신도시에 적용하였는데, 아파트와 단독주택를 하나의 단지로 이루고 상업·업무시설과는 분리시켜 동일한 용도로 집단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신시가지 개발이 주로 도시 외곽으로 확장됨에 따라, 도심에 있는 직장과 외곽의 주거는 점점 더 멀어지고 출퇴근에 교통체증이 증가하고, 낮 시간대에는 주차난이 가중되었다. 또한 도심에서 야간 상주인구가 빠져나가면서 주거공동화는 심화되어 주거기능의 쇠락이 가속화되었다.

이러한 도심공동화와 직장·주거 분리에 따른 교통문제 등 입지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주거와 상업 및 업무 기능을 동시에 수용하는 주상복합개발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거복합건축물이 본연의 목적보다는 도시공간의 왜곡과 용도지역제의 기본적인 원칙을 훼손하는 부작용도 초래하였다. 서울과 부산의 경우 아파트 건축 붐에 편승하여 상업지역에 실질적인 아파트인 주거복합건축물들이 우후죽순처럼 난립하였다. 그 주변에서의 상업적 기능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오히려 교통체증과 주차난 등을 야기하는 등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주거용도의 건축에 대해서도 상업지역의 용적률을 적용받는 과도한 혜택을 봄으로써 용도지역 간의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었다.

따라서 2000년에 상업지역 내 무분별한 공동주택 신축을 막고 상업지역의 기능에 부합한 건축물을 유도하는 제도로서 용도별 용적제가 도입되었다. 용도용적제는 주거복합건축물의 주거용도와 비주거용도의 구성비율에 따라 용적률을 차등하여 적용함으로써 토지이용의 합리성을 도모하는 제도이다. 즉, 주거복합건축물의 용적률을 산정할 때 상업용도에는 상업지역 용적률을, 주거용도에는 주거지역 용적률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광주시도 용도용적제를 도시계획조례에 도입하였다. 예를 들면 주거용도비율이 80에서 90%를 차지할 경우 적용용적 률은 중심상업지역에서는 600%, 일반상업지역 500%, 근린상업지역 400%까지 허용하였다. 광주시의 경우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은 250%, 준주거지역에서는 400%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주거부분에 있어서 용도용적제의 허용용적률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즈음 광주에서 주상복합건축물이 주목받은 것은 아파트분양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주택법에 의한 지역주택조합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 분양가가 일반아파트보다 저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고층으로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는 하지만, 광주시 경관을 해치는 ‘나홀로 아파트’가 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상업시설로 인한 주변지역의 상권 위축, 교통혼잡, 기반시설의 부족 등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도 많다.

용도용적제의 목적은 도심상업지역에 직장과 가까이에 주택을 공급해서 공동화를 막고, 원거리 통근의 교통문제도 해결하자는 것이다. 좋은 취지의 이 제도가 우리 실정에서 왜곡되지 않고 잘 순항할 수 있도록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