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화전당의 아시아에 대한 사고
2015년 05월 04일(월) 00:00 가가
김 찬 동
경기문화재단 뮤지엄본부장
경기문화재단 뮤지엄본부장
오는 9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전당)의 개관을 앞두고 지난 4월 말 전당의 핵심기관인 문화창조원의 사업에 대한 시민설명회가 열렸다. 창조원의 예술감독이 교체되는 진통을 겪으면서 그간 베일에 가려있던 그 구체적 운영 방향과 개관 행사의 내용이 소개되었다.
문화정보원에서도 그 비전과 개관 준비 현황을 알리기 위한 ‘열린 세미나’가 개최됐다. 전당의 운영 실무를 맡은 아시아문화개발원도 아시아문화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개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주정신을 토대로 아시아문화의 융복합콘텐츠를 생산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10년간의 광주의 노력이 이제 곧 멋진 결실을 드러낼 모양이다.
그간 전당이 추구하고자 하는 위상과 내용은 아시아문화창조센터, 문화콘텐츠창조센터, 문화콘텐츠기획창작센터 등으로 바뀌어 왔다. 문화자원을 첨단미디어기술과 접합하여 지역 경제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포괄적 목표로부터 모바일 기술을 기반으로한 미래형 교육콘텐츠 개발, 문화콘텐츠의 기획과 창작을 겸한 기반시설로서의 역량 등이 거론되어 온 것이다.
이러한 위상과 중심 전략의 구체화는 전당이 그간 빠르게 변모하는 환경 여건을 능동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설명회를 통해 창조원이 밝힌 주요 과제를 보면, 랩과 스튜디오를 기반으로한 창작센터를 통해 융복합콘텐츠를 생산함으로써 아시아 동반성장을 위한 창조산업의 모델 발굴 및 문화예술과 과학기술 융합형의 창조적 인력을 양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결과는 복합공간을 통해 전시되며 오픈랩의 형태인 시민공간을 통해 시민 및 지역 창제작공동체와 경험을 공유코자하고 있다. 관심을 끄는 콘텐츠는 지역 도시재생사업과 연계된 오픈랩 체험전시, 아시아 영상미디어아트의 집합적 캠프, 아시아 공예공방, 광대역 공간스캔을 통해 문화유산을 디지털로 보존하는 디지털 헤리티지 등이다.
전당의 미래적 위상을 함축적으로 제시코자 하는 대형프로젝트로는 개관 후 2-3년 간 전시될 ‘래빗 홀, 아시아(Rabbit Hole,Asia)’이다. 아시아적 상상력과 가능성을 탐구하여 다양한 키워드로 아시아의 가치와 의미를 재발견하고자 하는 야심작으로 보인다.
이들은 근대성, 샤머니즘, 미디어, 국가, 사회, 국제관계, 경계없는 혼성사회 등 아시아의 문화와 문명을 관통하는 담론들을 다양한 콘텐츠로 가공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설과 첨단 장비, 그리고 예산이 수반될 예정이다.
창조원 측은 이러한 구상과 프로그램들을 통해 지속가능한 창조생태계를 구축코자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계획과 구상은 일견 논리적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창조원의 페이퍼는 현재까지 논의되고 있는 학계의 주요한 경제, 사회, 문화적 담론들을 모아놓은 듯한 인상이다.
그 구상을 요약하면 예술과 인문학, 과학기술을 융복합하여 아시아적 문화콘텐츠를 생산·소통하는 플랫폼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를 운위하고 있지만 그 정신적 구체성을 결여한 서구적 담론 틀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지역공동체가 이를 체감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향점들이 아시아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이나 진지한 접근 방식은 미흡한 채 최첨단 디지털 아트의 테크놀로지와 물량 과잉의 콘텐츠 생산이 강조된 서구적 아류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시아의 신화를 수집하는 정도로 아시아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동양에 대한 서구적 담론들을 차용한 ‘래빗 홀, 아시아’ 역시 아시아적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표방하는 ‘중심’이나 ‘아시아문화전당’의 ‘전당’이란 개념이 얼마나 전근대적 발상인가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아시아라는 단어의 정의로부터 그 지경이 내포하고 있는 인문학적 넓이와 깊이를 좀 더 겸허하고 진지하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문화정보원에서도 그 비전과 개관 준비 현황을 알리기 위한 ‘열린 세미나’가 개최됐다. 전당의 운영 실무를 맡은 아시아문화개발원도 아시아문화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개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주정신을 토대로 아시아문화의 융복합콘텐츠를 생산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10년간의 광주의 노력이 이제 곧 멋진 결실을 드러낼 모양이다.
이러한 위상과 중심 전략의 구체화는 전당이 그간 빠르게 변모하는 환경 여건을 능동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전당의 미래적 위상을 함축적으로 제시코자 하는 대형프로젝트로는 개관 후 2-3년 간 전시될 ‘래빗 홀, 아시아(Rabbit Hole,Asia)’이다. 아시아적 상상력과 가능성을 탐구하여 다양한 키워드로 아시아의 가치와 의미를 재발견하고자 하는 야심작으로 보인다.
이들은 근대성, 샤머니즘, 미디어, 국가, 사회, 국제관계, 경계없는 혼성사회 등 아시아의 문화와 문명을 관통하는 담론들을 다양한 콘텐츠로 가공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설과 첨단 장비, 그리고 예산이 수반될 예정이다.
창조원 측은 이러한 구상과 프로그램들을 통해 지속가능한 창조생태계를 구축코자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계획과 구상은 일견 논리적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창조원의 페이퍼는 현재까지 논의되고 있는 학계의 주요한 경제, 사회, 문화적 담론들을 모아놓은 듯한 인상이다.
그 구상을 요약하면 예술과 인문학, 과학기술을 융복합하여 아시아적 문화콘텐츠를 생산·소통하는 플랫폼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를 운위하고 있지만 그 정신적 구체성을 결여한 서구적 담론 틀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지역공동체가 이를 체감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향점들이 아시아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이나 진지한 접근 방식은 미흡한 채 최첨단 디지털 아트의 테크놀로지와 물량 과잉의 콘텐츠 생산이 강조된 서구적 아류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시아의 신화를 수집하는 정도로 아시아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동양에 대한 서구적 담론들을 차용한 ‘래빗 홀, 아시아’ 역시 아시아적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표방하는 ‘중심’이나 ‘아시아문화전당’의 ‘전당’이란 개념이 얼마나 전근대적 발상인가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아시아라는 단어의 정의로부터 그 지경이 내포하고 있는 인문학적 넓이와 깊이를 좀 더 겸허하고 진지하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