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의 주인은 과연 누가 될것인가
2015년 03월 27일(금) 00:00 가가
근래 지역 경제계의 최대 화제는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특히 금호산업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인의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래 주인이었던 금호아시아나 그룹(회장·박삼구·70)과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는 호반건설(회장·김상열·54). 호남의 기존 맹주와 신흥 강자의 싸움이 볼 만하다. 금호산업 인수를 놓고 펼치고 있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 잔잔하던 호수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금호와 호반 모두 호수 ‘호’(湖)자를 쓴다)
우선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최근 예상을 깨고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더욱이 금호는 금호리조트를 매물에서 제외함으로써 금호고속 인수 금액을 낮추면서도 다음 달 매각이 진행되는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까지 벌게 됐다.
하지만 호반건설 또한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을 것 같다. 호반은 최근 금호산업 주식을 전량 매각하면서 인수 의지를 확연히 드러냈다. 이는 인수전에 따른 금호산업 주가 상승으로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그동안 골프장 등 스포츠레저산업과 KBC광주방송 대주주로서 방송 콘텐츠 사업까지 확장했으며 이번 기회에 금호 인수를 통해 명실상부한 종합그룹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마치 무소의 뿔처럼 앞만 보고 나아가는 보성 출신 젊은 기업인 김 회장의 거침없는 행보를 과연 누가 막을 수 있을 것인가.
호반건설은 빚이 한 푼도 없는 무차입 경영으로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엊그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회장은 “보유하고 있는 자기자본이 2조 원에 달하기 때문에 인수 가격 1조 원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회장의 거칠 것 없는 도전
김 회장이 자신하고 있는 것처럼 호반이 자금력에 여유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여전히 금호아시아나가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회장이 최고가를 써내더라도 단돈 1원이라도 박 회장이 더 내면 우선매수청구권을 쥐고 있는 금호가 승리하기 때문이다.
금호로서는 명분도 있다. 산업기반이 약한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내 대표기업이라는 점, 그동안 장학사업과 문화사업 및 고용 창출 등을 통해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우호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자금력이다. 인수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우선매수청구권은 사라지고 금호산업의 새 주인은 최고가를 써낸 곳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회장이 최대 1조5000억 원으로 예상되는 자금을 제때 조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에서는 박 회장이 대기업 쪽에서 파트너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력 후보로는 S·K 등의 대기업이 입에 오르내린다.
여기에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은 알짜 매물인 금호산업에 대해 왜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전혀 눈독을 들이지 않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마도 그 이유는 상대 경영자에 대한 배려 차원이 아닌가 싶다. 박 회장이 그룹을 되찾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괜히 인수 의향을 보였다가 도의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계 내부에서는 박 회장을 도와 주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게다가 금호산업은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를 지배하고 있어 금융당국은 물론 국토교통부 등 정부의 정책적 입장이 중요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금호산업을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나 펀드에 넘기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거다.
금호산업의 진짜 가치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08%를 가진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최대주주라는 점에 있다. 즉 금호산업을 인수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거머쥘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계열사 경영권도 모두 가져 올 수 있는 것이다.
박 회장도 그룹 재건에 사활
호반건설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금호와 호반의 퇴로 없는 치열한 인수전을 보면서 지역민들은 자칫 지역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 인수전의 이득은 채권단 등이 챙겨가고, 금호산업을 누가 인수하든 지나치게 인수가격만 높인다면 ‘승자의 저주’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을 염려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 경제계에서는 금호와 호반 사이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한다. ‘치킨 게임’을 펼쳐 봐야 싸움의 승자는 채권단이 될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누가 물러서야 하나?
아무래도 금호산업 인수의 당위성이나 절실함에 있어서는 원주인인 금호가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호반이 물러서는 것이 좋은 모양새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아 차세대 호남 기반의 대표기업이라는 꿈을 이루고 싶은 호반에 일방적으로 양보를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알려진 호반의 김 회장은 최근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상의회장 추대와 금호산업 인수를 놓고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상의회장 자리를 거머쥔 사실이 앞으로 금호산업 인수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가 한 기업의 주인이 아니라 광주·전남 경제 전체를 아우르고 함께 가야 하는 경제 수장(首長)이 된 만큼, 민심의 흐름에 따라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며 어떤 결단을 내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글쎄 아직까지 본인은 두 마리 토끼(상공회의소 회장과 금호산업)를 모두 잡기 위해 끝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결과는 앞으로 지켜봐야 알겠지만.
원래 주인이었던 금호아시아나 그룹(회장·박삼구·70)과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는 호반건설(회장·김상열·54). 호남의 기존 맹주와 신흥 강자의 싸움이 볼 만하다. 금호산업 인수를 놓고 펼치고 있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 잔잔하던 호수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금호와 호반 모두 호수 ‘호’(湖)자를 쓴다)
하지만 호반건설 또한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을 것 같다. 호반은 최근 금호산업 주식을 전량 매각하면서 인수 의지를 확연히 드러냈다. 이는 인수전에 따른 금호산업 주가 상승으로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거칠 것 없는 도전
김 회장이 자신하고 있는 것처럼 호반이 자금력에 여유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여전히 금호아시아나가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회장이 최고가를 써내더라도 단돈 1원이라도 박 회장이 더 내면 우선매수청구권을 쥐고 있는 금호가 승리하기 때문이다.
금호로서는 명분도 있다. 산업기반이 약한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내 대표기업이라는 점, 그동안 장학사업과 문화사업 및 고용 창출 등을 통해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우호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자금력이다. 인수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우선매수청구권은 사라지고 금호산업의 새 주인은 최고가를 써낸 곳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회장이 최대 1조5000억 원으로 예상되는 자금을 제때 조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에서는 박 회장이 대기업 쪽에서 파트너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력 후보로는 S·K 등의 대기업이 입에 오르내린다.
여기에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은 알짜 매물인 금호산업에 대해 왜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전혀 눈독을 들이지 않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마도 그 이유는 상대 경영자에 대한 배려 차원이 아닌가 싶다. 박 회장이 그룹을 되찾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괜히 인수 의향을 보였다가 도의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계 내부에서는 박 회장을 도와 주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게다가 금호산업은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를 지배하고 있어 금융당국은 물론 국토교통부 등 정부의 정책적 입장이 중요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금호산업을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나 펀드에 넘기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거다.
금호산업의 진짜 가치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08%를 가진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최대주주라는 점에 있다. 즉 금호산업을 인수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거머쥘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계열사 경영권도 모두 가져 올 수 있는 것이다.
박 회장도 그룹 재건에 사활
호반건설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금호와 호반의 퇴로 없는 치열한 인수전을 보면서 지역민들은 자칫 지역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 인수전의 이득은 채권단 등이 챙겨가고, 금호산업을 누가 인수하든 지나치게 인수가격만 높인다면 ‘승자의 저주’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을 염려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 경제계에서는 금호와 호반 사이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한다. ‘치킨 게임’을 펼쳐 봐야 싸움의 승자는 채권단이 될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누가 물러서야 하나?
아무래도 금호산업 인수의 당위성이나 절실함에 있어서는 원주인인 금호가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호반이 물러서는 것이 좋은 모양새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아 차세대 호남 기반의 대표기업이라는 꿈을 이루고 싶은 호반에 일방적으로 양보를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알려진 호반의 김 회장은 최근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상의회장 추대와 금호산업 인수를 놓고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상의회장 자리를 거머쥔 사실이 앞으로 금호산업 인수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가 한 기업의 주인이 아니라 광주·전남 경제 전체를 아우르고 함께 가야 하는 경제 수장(首長)이 된 만큼, 민심의 흐름에 따라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며 어떤 결단을 내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글쎄 아직까지 본인은 두 마리 토끼(상공회의소 회장과 금호산업)를 모두 잡기 위해 끝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결과는 앞으로 지켜봐야 알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