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의 인식 변화와 지역의 미래
2015년 02월 02일(월) 00:00 가가
이 승 권
조선대 아시아문화교류사업단장
조선대 아시아문화교류사업단장
인류문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19세기의 과학기술은 지식정보사회인 21세기에도 계속해서 진보하고 있다. 기술결정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시대에 따라 패러다임을 바꾸어 가며 진화를 거듭하는 과학기술이 생산양식을 바꾸고, 생산양식의 변화가 사회구조를 변화시킨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과학기술만으로 사회구조가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21세기에도 다윈이 주장하는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19세기와 21세기의 변화는 다르다. 하나의 사례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들 수 있다. 교통여건의 개선과 정보통신의 발달은 인류의 시공간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4시간 걸리던 거리를 1시간 반만에 갈 수 있다면 편리함이지만, 80일 걸리는 거리를 하루에 갈 수 있다면 이것은 경이로움이다.
편지를 보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답장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환경은 편리함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21세기에도 인류는 전인미답의 세계를 향한 시공간의 인식을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19세기의 시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쥘 베른(Jules Verne)으로 하여금 ‘80일간의 세계 여행’을 꿈꾸게 하였듯이, 21세기의 과학기술은 상상의 세계를 ‘가능 세계’로 만들었다.
이와 같이 19세기와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근대의 변화들이 여러 분야에 영향을 주었지만, 시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가장 인상적인 문화 충격의 하나였다. 유토피아를 꿈꾸던 인류는 확장된 시간과 공간을 감당하지 못하고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결과, 19세기의 서구 문명이 제시한 장미 빛 미래가 파국으로 치닫기도 하였지만 인류의 미래에 희망을 준 것은 분명하다.
4월이면 KTX가 광주에 진입한다. 9월이면 10여년을 기다린 국립아시아문화전당도 개관한다. 7월에는 세계의 젊은이들이 자웅을 겨루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도 열린다.
2015년에 광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대해서 시민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제주도나 중국까지 한 시간에 갈 수 있도록 지하터널이 필요하다고 할까? 덜그럭 거리는 차를 타고, 흙먼지 길을 걷던 시절을 그리워할까? 현재로서는 이러한 생각이 ‘한여름 밤의 꿈’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다. 이 지역이 KTX의 개통에 대비하여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KTX의 광주 진입이 이 지역에 악재가 될 수도 있고 호재가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서울까지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 지역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중앙보다는 주변 지역이 피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지역도 있다. 파리에서 고속철도(TGV)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르망(Le Mans)은 고속철도를 도시발전의 축으로 생각하고 전략적 유치를 결정하였다. 르망 시는 다른 도시들과 다른 관점에서 고속철도를 활용하였고 도시발전에 성공하였다.
서구 사회에 벨 에포크(Belle epoque, 1880∼1918)라고 부르는 시기가 있었다. 이 시기는 산업혁명으로 경제와 문화, 과학기술이 크게 발달한 기간으로, 당시의 다양한 문화와 과학기술은 서구인의 일상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절대 시간과 공간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서구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하였지만, 문학, 미술, 음악, 기술의 발달에 따른 사회 변화는 서구인의 의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 지역에 다가올 미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KTX의 개통은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지역민의 의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개관도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를 향한 지역의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수렴하여 지역발전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KTX를 접점으로 한 지역의 상생 프로그램은 필연적이다. 지역의 역사성을 고양시키고 미래 비전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에 지역이 함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의 건설은 지역의 미래를 위한 ‘신의 한 수’가 아닐 수 없다. 입춘을 맞아 희망찬 미래를 향한 지역의 상생 프로그램이 구체화되기를 기대한다.
편지를 보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답장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환경은 편리함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21세기에도 인류는 전인미답의 세계를 향한 시공간의 인식을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19세기의 시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쥘 베른(Jules Verne)으로 하여금 ‘80일간의 세계 여행’을 꿈꾸게 하였듯이, 21세기의 과학기술은 상상의 세계를 ‘가능 세계’로 만들었다.
2015년에 광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대해서 시민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제주도나 중국까지 한 시간에 갈 수 있도록 지하터널이 필요하다고 할까? 덜그럭 거리는 차를 타고, 흙먼지 길을 걷던 시절을 그리워할까? 현재로서는 이러한 생각이 ‘한여름 밤의 꿈’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다. 이 지역이 KTX의 개통에 대비하여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KTX의 광주 진입이 이 지역에 악재가 될 수도 있고 호재가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서울까지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 지역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중앙보다는 주변 지역이 피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지역도 있다. 파리에서 고속철도(TGV)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르망(Le Mans)은 고속철도를 도시발전의 축으로 생각하고 전략적 유치를 결정하였다. 르망 시는 다른 도시들과 다른 관점에서 고속철도를 활용하였고 도시발전에 성공하였다.
서구 사회에 벨 에포크(Belle epoque, 1880∼1918)라고 부르는 시기가 있었다. 이 시기는 산업혁명으로 경제와 문화, 과학기술이 크게 발달한 기간으로, 당시의 다양한 문화와 과학기술은 서구인의 일상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절대 시간과 공간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서구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하였지만, 문학, 미술, 음악, 기술의 발달에 따른 사회 변화는 서구인의 의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 지역에 다가올 미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KTX의 개통은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지역민의 의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개관도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를 향한 지역의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수렴하여 지역발전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KTX를 접점으로 한 지역의 상생 프로그램은 필연적이다. 지역의 역사성을 고양시키고 미래 비전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에 지역이 함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의 건설은 지역의 미래를 위한 ‘신의 한 수’가 아닐 수 없다. 입춘을 맞아 희망찬 미래를 향한 지역의 상생 프로그램이 구체화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