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민선 5기에 이어 6기에도 또다시 자치법규와 직제를 무시한 인사를 단행해 구설수에 올랐다.

영암군은 전동평 군수의 공약사항인 공정하고 깨끗한 인사시스템 도입과 작지만 관리능력이 효율적인 조직 구축을 위해 ‘32기구 147팀’의 조직개편안을 확정하고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특히 군은 민선 6기 공약사업과 각종 현안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기획감사실 직급을 5급에서 4급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군정업무의 총괄 조정기능을 담당하는 핵심부서로 위상을 정립해 기대를 모았다. 또 군청 안팎에서도 군정업무의 핵심인 기획감사실장 자리가 과거처럼 사심에 따라 임명되는 인사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군수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정기 인사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군은 정기인사에서 5급인 기획감사실장을 그대로 유임시켜 ‘특정인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뒷말을 낳아 공직자와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더욱이 4급 직제였던 문화관광실이 5급 직제인 문화관광체육과로 변경돼 승진인사 없이 보직이동이 가능한데도 4급인 문화관광실장을 5급 직제인 문화관광체육과장으로 다시 임명해 서열과 자치법규를 무시한 인사를 단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 ‘영암군 권한대행 및 직무대리 규칙’(제2조)에 따르면 군수의 권한을 대행하는 부군수가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대행할 수 없을 때는 기획감사실장이 그 직무를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칫 상위직급인 4급 서기관이 하위직급인 5급 사무관으로부터 결재를 받아야 하는 폐단이 불가피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군은 민선 5기인 2010년 ‘권한대행에 대한 직무대리 규칙’을 개정, 기획감사실 직제를 4급에서 5급으로 변경해 컨트롤 타워 부재와 함께 자치법규를 무시한 인사정책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에 민선 6기에서는 기획감사실의 위상을 4급 직제로 변경하는 조직개편안을 확정했고, 군청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군은 또다시 자치법규와 직제를 무시하고 4급이 아닌 5급을 기획감사실장에 유임시키는 인사를 단행해 공직자와 군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영암군 관계자는 “연공 서열을 무시한 인사는 인정하지만 4급인 문화관광체육과장의 정년퇴임이 6월에 예정돼있고, 현 기획감사실장의 임기가 6개월에 불과해 업무 연관성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였을 뿐 특정인을 위한 인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영암=대성수기자 d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