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5년 01월 19일(월) 00:00 가가
이 상 면
광주대 교수
광주대 교수
새해를 맞은 지 여러 날 지났지만 오랜만에 만나거나 연락을 하는 지인들에게 여전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새해 인사를 한다. 아마도 구정까지는 지속될 것이다. 무수히 오가는 새해 인사를 보면서 ‘상대방이 진짜 복을 많이 받기를 원하면서 인사를 할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인사를 받는 만큼 복을 진짜 받는다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가 이렇게 남용되지 않을 것이다.
의례적이고 진심이 담기지 않는 인사가 많다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박근혜 대통령이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게 연하장을 보내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한다.
영국 경제학자 존 러스킨은 저서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UNTO THIS LAST)’라는 책에서 각 개인이 행복하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돈을 최대한 많이 버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돈을 적게 벌도록 조장하는 기술도 필요하다고 쓰고 있다.
타인과의 경쟁이나 비교를 기준으로 행복을 판단하는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사회에서 진정으로 타인의 행복을 빌어주기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는 타인 특히 가까운 이웃의 불행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 공동체 구성원을 경쟁과 비교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현상은 자본주의 경제학이 전제하고 있는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즉 인간을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는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라고 보는 명제에 기인한다.
그러나 많은 실험을 통해서 인간은 이기적일 수 있지만 항상 이기적인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이타적인 경우가 많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학이 300년 역사 동안 전제로 삼은 이기적 인간이라는 판단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이기적 인간이라는 잘못된 전제를 무한 확대한 신자유주의 체제가 작금의 인류사회에 양극화, 고실업 등의 질곡을 낳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안으로 떠오른 사회적 경제는 경제학의 기본 명제를 부인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인간에게는 이기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타심도 동시에 존재한다. ‘이기적 인간’이라는 전제 하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조금은 포기하더라도 서로 협조하여 전체가 공생하는 길을 모색하는 비합리적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
연대와 호혜를 기본 원리로 하는 사회적 경제는 이기적 인간이 아닌 호모 리시프로칸( Homo Reciprocan) 즉 상호적 인간이라는 인간상을 가지고 있다. 상호적 인간은 호혜적이고, 손해를 보더라도 악에는 악으로 대하고, 선에는 선으로 대응한다.
오랫동안 신자유주의에 세뇌당한 현대인들이 사회적경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갑이 을에게 재화를 건네는데, 그 대가를 치르면 교환이고 대가가 없다면 기부다. 시장경제 방식에는 교환과 기부라는 두 가지 거래방식이 존재하지만 사회적 경제에서는 두 가지 방식 이외에 다른 거래가 이루어진다.
즉 갑이 을에게 재화를 건네면서 ‘나는 대가를 바라지 않으나, 그 대신 당신도 다른 사람에게 나와 같이 해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사회적 경제의 호혜적 순환원리에 의한 거래로서 을이 받은 것을 병에게 갚는다는 조건을 붙인 거래다. 또 계약서 없이 거래하기 때문에 채권, 채무 관계가 성립하지 않고, 약속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갑 자신도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다.
실제로 우리들은 서로 돕고 협조하며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주위 이웃들을 흔히 보게 된다. 어떤 동네 아저씨는 자기 이익을 악착같이 따지고 살기 보다는 조금 손해 보더라도 적당히 만족하고 웃으며 살아간다. 옆집 할아버지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 뒷산에 오르며 휴지, 비닐, 깡통을 자루에 담아 내려온다.
역사적으로 인간의 본래 모습은 상호적 인간에 가깝다. 앞으로의 사회는 이타성이 이기성을 충분히 통제하고, 호혜와 협동의 원리가 무한 경쟁의 원리를 압도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타인의 이익이 자신의 손해가 아니며 남이 가졌다고 해서 내가 못 가질 복은 사실상 없다. 남이 부자가 된다 해서 내가 부자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우리의 삶 속에는 경쟁과 비교라는 잣대 없이, 함께 나눌 수 있는 복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나도 건강해야 하지만 다른 식구도 건강해야 하고, 내가 행복한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도 행복해야 행복한 공동체가 된다.
앞으로는 진정으로 다른 사람의 축복을 빌어보자. 그러면 결국 자신에게도 복이 온다. 우리 서로 행복해야 하기에, 이젠 간절한 기도의 힘으로 모든 사람들이 소원을 이루고 행복해지도록 진심 어린 축복을 유통시키자.
우리의 명절 설이 다가온다. 간절히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새해 인사를 해 보자. 2015년 을미년 청양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영국 경제학자 존 러스킨은 저서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UNTO THIS LAST)’라는 책에서 각 개인이 행복하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돈을 최대한 많이 버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돈을 적게 벌도록 조장하는 기술도 필요하다고 쓰고 있다.
타인과의 경쟁이나 비교를 기준으로 행복을 판단하는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사회에서 진정으로 타인의 행복을 빌어주기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는 타인 특히 가까운 이웃의 불행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 공동체 구성원을 경쟁과 비교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현상은 자본주의 경제학이 전제하고 있는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즉 인간을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는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라고 보는 명제에 기인한다.
연대와 호혜를 기본 원리로 하는 사회적 경제는 이기적 인간이 아닌 호모 리시프로칸( Homo Reciprocan) 즉 상호적 인간이라는 인간상을 가지고 있다. 상호적 인간은 호혜적이고, 손해를 보더라도 악에는 악으로 대하고, 선에는 선으로 대응한다.
오랫동안 신자유주의에 세뇌당한 현대인들이 사회적경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갑이 을에게 재화를 건네는데, 그 대가를 치르면 교환이고 대가가 없다면 기부다. 시장경제 방식에는 교환과 기부라는 두 가지 거래방식이 존재하지만 사회적 경제에서는 두 가지 방식 이외에 다른 거래가 이루어진다.
즉 갑이 을에게 재화를 건네면서 ‘나는 대가를 바라지 않으나, 그 대신 당신도 다른 사람에게 나와 같이 해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사회적 경제의 호혜적 순환원리에 의한 거래로서 을이 받은 것을 병에게 갚는다는 조건을 붙인 거래다. 또 계약서 없이 거래하기 때문에 채권, 채무 관계가 성립하지 않고, 약속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갑 자신도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다.
실제로 우리들은 서로 돕고 협조하며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주위 이웃들을 흔히 보게 된다. 어떤 동네 아저씨는 자기 이익을 악착같이 따지고 살기 보다는 조금 손해 보더라도 적당히 만족하고 웃으며 살아간다. 옆집 할아버지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 뒷산에 오르며 휴지, 비닐, 깡통을 자루에 담아 내려온다.
역사적으로 인간의 본래 모습은 상호적 인간에 가깝다. 앞으로의 사회는 이타성이 이기성을 충분히 통제하고, 호혜와 협동의 원리가 무한 경쟁의 원리를 압도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타인의 이익이 자신의 손해가 아니며 남이 가졌다고 해서 내가 못 가질 복은 사실상 없다. 남이 부자가 된다 해서 내가 부자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우리의 삶 속에는 경쟁과 비교라는 잣대 없이, 함께 나눌 수 있는 복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나도 건강해야 하지만 다른 식구도 건강해야 하고, 내가 행복한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도 행복해야 행복한 공동체가 된다.
앞으로는 진정으로 다른 사람의 축복을 빌어보자. 그러면 결국 자신에게도 복이 온다. 우리 서로 행복해야 하기에, 이젠 간절한 기도의 힘으로 모든 사람들이 소원을 이루고 행복해지도록 진심 어린 축복을 유통시키자.
우리의 명절 설이 다가온다. 간절히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새해 인사를 해 보자. 2015년 을미년 청양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