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이 발주하는 대형 시설사업마다 행정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아 행정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무안군은 대표 관광지인 일로읍 회산 백련지를 사계절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백련지 자연생태공원개발사업’을 지난 2008년 완료한 데 이어 올해 완공목표로 ‘회산 연꽃방죽 관광지조성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백련지 자연생태공원 주변개발사업’은 백련지에 인공폭포와 세계 연공원 탐방로(오작교·수상무대·징검다리·출렁다리·관찰테크 전망대) 등을 설치했다.

하지만 최근 취재결과 군은 사업추진 과정에서 농업보호구역내 ‘유지’(저수지 주변 토지)인 부지 4만9519㎡ (1만5000평)에 대해 ‘관광지구’로 용도를 변경해야함에도 개발행위 절차인 도시계획 시설결정 및 실시설계 변경 등 행정절차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수백억원을 투입해 조성했던 사업장을 자칫 수십억원을 들여 원상 복구해야 할 실정에 놓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제안사업인 ‘회산 연꽃방죽 관광지 조성개발사업’ 역시 민자부문 토지에 대해 실시설계 용도변경을 하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008부터 올해까지 연차적으로 총사업비 418억원(광특예산 120억, 지방비 134억 원, 민자 164억 원)을 투입해 공공 부문과 민자 부문으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군은 공공부문에 전통정원과 잔디광장·경관 조명 등을 추진하고, 민자 부문에 일반 상가를 비롯해 남도 먹거리촌, 황토·백련탕 등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충해 사계절 생태체험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공공부문 전체 공정률이 88%에 이르는 동안 민자부문은 단 한푼도 투자자가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군은 회산 백련지 민간 투자부지에 전남도의 심의도 받지 않고 설계를 변경해 수십억여원을 투입해 지난해에 물놀이 시설을 만들고 올해에 파도 풀장 등 시설공사를 준공해 운영하고 있다.

앞서 무안군은 지난 6월에 전남 도민체전을 앞두고 종합운동장 등 ‘스포츠 파크’를 조성하면서 7억여원을 투입해 주차장과 공원, 도로시설을 했으나 농지인 사업부지(1만6000여㎡)의 용도를 변경하지 않은 까닭에 다시 4억5000여만원을 들여 원상복구를 해야 했다.

당시 김철주 군수는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도 책임을 지는 공무원이 없다”며 감사 등 정확한 진상파악을 지시했지만 이와 관련된 공무원은 단 한 명도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무안군은 지난 2012년 전남도 감사에서 군이 발주한 45건의 도시계획 시설결정 및 실시계획 인가·고시 절차를 총 21건에 대해 이행하지 않아 시정요구를 받은 바 있다.

무안군 관계자는 “‘연꽃방죽 관광지 조성개발사업’ 민자부문 토지와 관련해서 실시설계 변경 용역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전남도 문화과와 협의중”이라며 “기존 백련지 자연생태공원 개발 등 완료시설은 최근 담당자의 인사발령으로 인해 확인을 못 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전남도 관계자는 “‘회산 연꽃방죽 관광지 조성개발사업’의 도로 및 기반시설과 관련해 무안군으로부터 전화로만 변경하겠다는 의견을 듣고 아직 공문은 받지 못했다. 물놀이장 시설은 협의하지 않았으며, 변경절차도 밟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안=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