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가 강도높은 감사를 통해 무안군 공무원의 관급자재 불법구매를 적발하고도 기존 징계수위를 낮춰 빈축을 사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지난 5월 20일 무안군에 감찰반을 파견해 3차례나 감사를 실시, ‘현경·망운·운남면 농·어촌 마을하수도 정비공사’와 관련 관급자재를 적절한 행정절차 없이 구매한 무안군 상하수도 사업소(이하 사업소) 담당공무원은 중징계 처분을, 사업소장과 담당계장은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 계약부서인 경리라인은 감사에서 배제했다.

하지만 징계를 받은 담당 공무원들이 재심을 청구하자 안전행정부는 최근 “국비 확보에 주력하고, 국비 조기집행에 참여했다”며 기존 징계수위를 한 단계 낮췄다.

중징계 대상자는 경징계로 낮췄고, 사업소장과 담당계장은 훈계 처분했으며, 경리부서 직원들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결국 ‘솜방망이’ 처분으로 전락해 감사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이와 관련된 공무원 3명은 지난해 하반기 인사에서 승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군 상하수도 사업소는 지난 2013년 3월부터 ‘현경·망운·운남면 농·어촌 마을하수도 정비공사’(총사업비 98억원 규모)를 추진, 5억원을 들여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하지만 사업소는 지난해 6월 26∼27일 이틀간 5개 업체(10건)로 부터 7억1000여만원 어치의 관급자재를 구입했다. 당시는 공사 발주전이고 설계도도 없는 상태인데도 사업소는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앞질러 불법으로 관급자재를 구매하는 잘못을 범했다. 이때 구매한 수천여 개의 자재는 2년 동안 사업소 등지에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 지역건설 업자는 “공사도 없는데 가짜 사업장에 관급자재가 수억원이나 발주됐다”면서 “무안군 행정이나 안전행정부 감사나 똑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무안군 ‘현경·망운·운남면 농·어촌 마을하수도 정비공사’는 현재 전남도 계약심의 절차를 밟고 있다.

/무안=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