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인종학살에 우리도 책임이 있다
2014년 08월 04일(월) 00:00 가가
강 용 주
광주트라우마센터장
광주트라우마센터장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에는 임신 8개월의 팔레스타인 여성 샤이마 알 세이크 카난(23)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후송 도중 숨졌지만, 1시간 뒤 제왕절개로 ‘기적의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가자지구 한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사투를 벌이던 8삭동이 카난은 태어난 지 5일만인 지난달 29일, 슬프게도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장기전을 준비하겠다”며 공격을 강화해 가자지구의 유일한 발전소를 파괴했습니다. 이 때문에 병원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고, 인큐베이터가 작동하지 못해 아기가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폭격이 ‘기적’을 죽이고야 말았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요르단강 서안(west bank)과 가자지구로 이뤄져 있습니다. 동 예루살렘과 골란고원도 팔레스티나 영토입니다.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지였던 가자지구는 가자 시를 중심으로 길이 40km, 너비 6∼8km의 좁고 긴 직사각형 모양입니다.
총 면적 360km²(광주시의 70% 정도)의 좁은 땅에 180만 명이 넘는 인구가 밀집해 있고, 이 중 절반 가량이 난민입니다. 이스라엘과 접한 북쪽과 동쪽은 높이 8m에 이르는 콘크리트 장벽이, 이집트와 마주하고 있는 남쪽 국경은 철조망 장벽이 세워져 있습니다.
서쪽의 지중해조차 이스라엘 군이 11km 밖의 조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방이 꽉 막혀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가자지구를 가리켜 ‘천정 없는 감옥’이라고 했지요.
지난달 8일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시작한 뒤 한 달이 채 못 되어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150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가 8000여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집을 떠나 피난한 사람도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스라엘 사망자 60여 명은 대다수가 군인인 반면, 팔레스타인 희생자는 80%가 민간인이고 그 중 4분의 1이 어린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은 이스라엘군이 ‘죽음의 비’로 불리는 확산탄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이 살상무기는 수백 개의 작은 폭탄을 담고 있는 커다란 폭탄으로, 민가나 학교, 병원 등에 떨어져 터지면 하마스 등 무장 세력은 물론 노인, 여성, 어린이를 닥치는 대로 죽입니다.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이 오직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한 것이라면 특수부대를 동원하거나, 우수한 정보 능력을 활용해 하마스 요원의 위치를 파악하여 무인기 등으로 ‘외과수술식 공격’(Surgical strike)을 해야 말이 되지요. 군사 목표물을 정확히 조준할 수 없는 로켓포를 무차별 발사하는 것은 고의로 민간인을 노리는 전쟁범죄입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어린이와 여성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낙인찍으며 학살을 합리화하고 있지만, 이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이스라엘 태생의 영국 엑시터 대학교 교수 일란 파페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가리켜 ‘점진적 인종학살’이라고 표현했지요.
우리는 이 ‘인종학살’과 무관할까요? 엠네스티에 따르면 한국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이스라엘에 227억 원 상당(미화 2214만 달러)의 무기를 수출했다고 합니다. 국제법은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엄격히 금하고 있으며, 그 주요 무기인 확산탄의 생산과 보유를 금지하는 국제협약(CCM)을 이미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엠네스티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는 한국 국민은 지금 눈앞에서 죽어가는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비극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한화와 풍산은 확산탄 제조의 주요 기업이고, 우리가 낸 돈으로 운영되는 국민연금은 한화와 풍산의 대주주입니다.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죽이라고 국민연금을 내셨습니까?
가자지구의 16세 소녀 파라 바케르 양은 지난달 29일 밤 이스라엘의 미사일 폭격 소리를 들으며 “오늘밤 죽을지도 몰라요” 라고 트위터에 썼습니다. 파라 양이 오늘도 무사히 살아남기를 기원하는 댓글들이 달립니다.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파라 양이 내일 죽고, 또 다른 팔레스타인 어린이, 여성, 노인들이 모레 죽어갈 것입니다.
평화의 길은 요원하지만, 우리의 한걸음에서부터 시작합시다.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는 한국 정부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수출을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해야 합니다.
팔레스타인은 요르단강 서안(west bank)과 가자지구로 이뤄져 있습니다. 동 예루살렘과 골란고원도 팔레스티나 영토입니다.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지였던 가자지구는 가자 시를 중심으로 길이 40km, 너비 6∼8km의 좁고 긴 직사각형 모양입니다.
총 면적 360km²(광주시의 70% 정도)의 좁은 땅에 180만 명이 넘는 인구가 밀집해 있고, 이 중 절반 가량이 난민입니다. 이스라엘과 접한 북쪽과 동쪽은 높이 8m에 이르는 콘크리트 장벽이, 이집트와 마주하고 있는 남쪽 국경은 철조망 장벽이 세워져 있습니다.
지난달 8일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시작한 뒤 한 달이 채 못 되어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150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가 8000여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집을 떠나 피난한 사람도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스라엘 사망자 60여 명은 대다수가 군인인 반면, 팔레스타인 희생자는 80%가 민간인이고 그 중 4분의 1이 어린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이 오직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한 것이라면 특수부대를 동원하거나, 우수한 정보 능력을 활용해 하마스 요원의 위치를 파악하여 무인기 등으로 ‘외과수술식 공격’(Surgical strike)을 해야 말이 되지요. 군사 목표물을 정확히 조준할 수 없는 로켓포를 무차별 발사하는 것은 고의로 민간인을 노리는 전쟁범죄입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어린이와 여성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낙인찍으며 학살을 합리화하고 있지만, 이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이스라엘 태생의 영국 엑시터 대학교 교수 일란 파페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가리켜 ‘점진적 인종학살’이라고 표현했지요.
우리는 이 ‘인종학살’과 무관할까요? 엠네스티에 따르면 한국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이스라엘에 227억 원 상당(미화 2214만 달러)의 무기를 수출했다고 합니다. 국제법은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엄격히 금하고 있으며, 그 주요 무기인 확산탄의 생산과 보유를 금지하는 국제협약(CCM)을 이미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엠네스티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는 한국 국민은 지금 눈앞에서 죽어가는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비극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한화와 풍산은 확산탄 제조의 주요 기업이고, 우리가 낸 돈으로 운영되는 국민연금은 한화와 풍산의 대주주입니다.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죽이라고 국민연금을 내셨습니까?
가자지구의 16세 소녀 파라 바케르 양은 지난달 29일 밤 이스라엘의 미사일 폭격 소리를 들으며 “오늘밤 죽을지도 몰라요” 라고 트위터에 썼습니다. 파라 양이 오늘도 무사히 살아남기를 기원하는 댓글들이 달립니다.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파라 양이 내일 죽고, 또 다른 팔레스타인 어린이, 여성, 노인들이 모레 죽어갈 것입니다.
평화의 길은 요원하지만, 우리의 한걸음에서부터 시작합시다.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는 한국 정부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수출을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