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비즈니스와 관련해 최근 두 건의 주목할 만한 뉴스가 있었다. 하나는 맥도날드사가 인기 게임 캐릭터 ‘슈퍼마리오’ 피규어를 고객 사은품으로 주는 행사장이 미어 터졌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지난 해 12월 제주도에 개장한 ‘헬로키티 아일랜드’를 6개월 만에 15만 명이 다녀갔다는 뉴스였다. 공교롭게 두 건의 뉴스에 등장한 캐릭터가 모두 일본산이다.

예전에 이런 뉴스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담담하게 지켜볼 수 있다. 우리 캐릭터 산업의 경쟁력 역시 커졌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미키 마우스’, ‘헬로키티’ 등 외산 캐릭터 중심으로 약 4조원 규모였던 한국의 캐릭터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8조원, 수출 4억 4000만 달러로 10년만에 2배 이상 커졌다. 특히‘뿌까’ ‘뽀로로’ ‘로보카폴리’ ‘라바’ 등 많은 국산 캐릭터들이 세계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질적 측면에서도 국내 캐릭터 산업의 발전은 주목할 만하다. 캐릭터 라이선스의 관리가 체계화되었고 K-Pop, 게임, 방송, 테마파크 등 다양한 콘텐츠와 융·복합하면서 비즈니스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 캐릭터 산업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질적, 양적으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빈약한 투자와 영세한 창작 여건을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이겨낸 업계의 노력 덕분이다. 특히 좁은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처음부터 해외로 눈을 돌린 창의적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도 지역 캐릭터 분야가 그렇다. ‘캐릭터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은 지역 캐릭터들만 모아 펼치는 그랑프리 행사가 매년 열린다. 2012년 행사에는 무려 865개의 캐릭터가 등록했다고 한다. 그 가운데 구마모토현의 ‘쿠마몽’캐릭터는 관련 상품 매출이 2012년에만 296억 6200만 엔, 한화로 3000억 원이나 된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지역경제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지방자치단체들도 거의 예외 없이 그 지역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디자인에만 치중한 캐릭터로, 홈페이지나 각종 홍보물에 활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역전통소재 캐릭터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캐릭터를 활용한 지역문화산업 육성에 나선 것도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지역 캐릭터 개발을 위한 시장조사와 상표권 등록, 전문가 컨설팅, 원형 제작 등 캐릭터 개발의 전 과정에 대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캐릭터의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단순히 예쁘고, 눈길이 가는 디자인만으로는 캐릭터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다행히 오랜 역사와 문화적 자산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각 지역에는 캐릭터로 발굴할 수 있는 풍부한 스토리텔링 소재가 넘쳐난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서사와 공들여 만든 캐릭터가 결합해 창출되는 시너지 효과는 지역의 문화산업과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서울캐릭터·라이선싱 페어 2014’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이 행사엔 국내외 270여 개 캐릭터, 라이선스 관련 기업이 참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에도 일부 지자체와 지역진흥원의 캐릭터가 참여했지만, 내년에는 지역 캐릭터 개발지원사업이 성과를 거둬 더 많은 지역 캐릭터들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머지않아 지역의 경제지도를 확 바꿀 발군의 지역 캐릭터 성공사례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