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병원 의료체계는 선진국보다 우수하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잘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병원을 간다. 며칠전 한 유명 대형 병원에 갔다. 사전 예약 후 날짜를 받아 병원에 서류접수를 했는데 입원서류를 주면서 몇 군데 기록 요청을 했다.

그 내용은 본인 및 보호자 연대보증인의 주소,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등 이었다. 특이하게 은행에서 진작 폐지된 연대보증인 제도를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어 의아해 했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하여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는 알 수가 없고,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입원서류에 연대보증인 2명을 세워 제출하라고 했다. 서명 란에 서명도 하지 않는 연대보증인이 왜 필요하지가 궁금했다. 물론 병원에서는 안전장치로 대용하거나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다. 병원의 입장에서 연대보증인이 매우 중요하다면 당사자는 정확하게 기록하고 서명을 하여 제출하는 것이 맞다. 또한 병원은 연대보증인이 정당한지를 철저히 검증을 해야 한다. 그러나 사소한 입원과 자비로 진료비를 충분히 지불 할 수 있음에도 연대보증인 2명을 세워 제출해야 한다는 병원의 태도는 납득을 할 수가 없다.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만약 환자가 병원비를 지불하지 못하면 병원은 국가를 상대로 의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 ‘응급의료비 대불제도’가 있다. 물론 나중에 환자는 국가에 전액 의료비를 상환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가 있음에도 환자의 불편은 아랑곳 않고 관행대로 일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기술은 최고의 수준인데 아직도 의료행정 부분은 부족하다. 세세히 살펴보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환자와 병원을 위해서라도 고쳐야 한다. 시대에 부합하지 않고 유명무실한 병원의 환자 연대보증인제도 반드시 개선됐으면 한다.

▲최성오·경기도 안성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