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호중공업(대표이사 하경진)이 건조중인 대형 반잠수식 시추선 내에 무선음성 통신시스템을 구축, 생산성 향상과 안전사고 예방에 새로운 전기(轉機)를 마련했다.

10일 현대 삼호중공업에 따르면 공사가 완료된 설비는 갑판 위 조정실과 선체내 격실 사이에 유선이 깔려있어 통화할 수 있지만, 공사가 진행중인 설비는 유선망이 없는데다 전파도 닿지 않아 그동안 마땅한 통신 방법이 없었다.

특히 전선이나 배관, 각종 기계장치들은 설치가 마무리되면 조정실에서 이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는 데 통신이 되지 않을 경우 작업자가 직접 오가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업무가 해양설비 한 척에만 케이블 포설, 각종 운항 및 시추장비 설치 등 수만 건에 이른다.

또한 무선통신시스템 구축에 따라 안전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졌다.

그동안 통신이 안 되는 격실에서 화재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작업자가 직접 현장으로 뛰어가 사고소식을 알리고 조치를 취해야 했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컸다.

하지만 이번 무선통신시스템 구축으로 사고 직후 곧바로 상황을 전달하고 조치를 받을 수 있게 돼 회사의 안전시스템도 한 단계 앞서가는 전환점이 마련됐다.

현대 삼호중공업은 격실내 무선음성 통신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간이 중계기를 곳곳에 설치해 전파의 사각지대를 없앴다. 별도의 허가나 비용이 들지 않는 5㎓ 대역의 와이파이 주파수를 이용해 설치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였다. 단말기는 가볍고 착용이 편리한 이어폰 타입으로 선정해 작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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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삼호중공업은 이 시스템을 반잠수식 시추선 건조 현장에 구축하고 시험한 결과 통화품질도 우수했으며, 통신 사각지역도 100% 해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무선음성 통신시스템을 설치한 시추선이 인도되면 철거 후 다른 선박이나 설비에 재활용할 수 있어 투자효율도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 삼호중공업은 의장과 시운전, 안전 관련 부서 현장직원 100여 명에게 단말기를 배포하고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현대 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선박이나 해양설비를 건조하는데 통신 사각지역만 해소해도 안전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개선과 혁신을 통해 안전하고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암=대성수기자 d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