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기(長期)기억을 만들고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체가 손상됩니다. 결국, 아이가 불안을 느끼고 원하지 않는 나쁜 경험이 자주 반복되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아져서 뇌의 해마체가 망가지게 됩니다.

해마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지금 공부한 것들을 필요한 때 기억해낼 수 있도록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되는 것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나쁜 경험이 아이의 뇌 발달을 방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모에게 어떤 방법으로든 ‘마음의 신호’를 보냅니다. 그러나 새 학년이 돼서 자녀가 가정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부모가 아이에 대해 더 많이 궁금할 테지만 말입니다. 자녀 역시 “말을 해도 부모님과는 의사 소통이 되지 않는다”며 불평합니다.

아이가 부모와 대화할 때 부모는 항상 자기편이라는 마음을 갖게 해야 합니다. 아이 자신이 잘못한 것일지라도, 부모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줄 거라고 믿게 해야 아이는 부모에게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남자 아이의 경우에는 친구들 간의 다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부모가 “도대체 네가 뭐가 되려고 그러는데?” 등의 반응을 한다면 아이는 부모와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게 됩니다.

공감하지는 않으면서 훈육만이 있다면, 아이는 부모에게 어떤 일도 이야기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가 잘못 했을 때는 훈육도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훈육만’ 했을 때는 아이는 더 이상 부모와 대화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훈육의 효과도 없게 될 것입니다. “그랬구나? 정말 많이 속상했겠구나!” 라고 공감하는 대화를 한다면, “놀리지 말라고 했는데도 계속 놀리는 거야” 라는 식으로 친구와 다툰 속내를 털어놓게 됩니다.

아이의 말에 공감하면서 대화를 하면 아이는 부모가 자기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마음 속에 남아있는 감정의 찌꺼기들을 모두 토해낼 수 있습니다. 친구와 다투는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이도 알고 있습니다.

단지 아이가 부모에게 원하는 것은 자기가 정말 화가 많이 났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원하는 대로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효과적인 훈육이 이루어지게 집니다.

아이들은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친구들과의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는 것들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갑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지 않고 자신의 판단 기준에 맞춰 아이를 가르치려고만 하면 거리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더욱 알 수 없게 되겠지요!

아이가 학교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이유는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혹시라도 비뚤어지게 될까봐 염려돼 아이 편에서 맞장구를 쳐주지 않기도 합니다.

아이가 불만을 터뜨릴 때 귀 기울여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보시길 바랍니다. 아이는 그 다음에도 부모에게 자신의 불만을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쏟아낼 것입니다. 결국 아이가 원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말을 하는 것”이고 가장 편하게 불편한 마음을 다 쏟아낼 수 있는 대상이 부모라면 가장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특히 청소년기는 제지할수록 불만이 커지고 반항심이 생기게 되는 시기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게 되면 아이는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될 것입니다.

스트레스가 많아 기억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라면 공부를 잘하기 어렵겠지요. 정서적으로 소화하기 어려운 경험들이 스트레스를 유발해 뇌의 일부분이 파괴되는 까닭입니다.

이와 달리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마음이 편안하고 좋은 기억이 많은 아이는 공부를 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의 성적향상을 바라신다면 이제부터는 부모님들께서 아이와 좋은 경험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