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학교를 그만두는 초·중·고학생이 늘고 있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만 6만8000명이 학업을 중단했다. 우리나라 학업 중단율은 1.01%로 미국의 7.4%, 독일의 6.5%, 일본의 1.3%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렇다고 마음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학업 중단은 그 학생이나 부모의 일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2010년 기준으로 학업중단 학생 1인당 사회적 비용이 약 1억 원에 이른다고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바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은 외국 유학을 하기 위해 학업을 중단한 사례가 많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60% 정도가 가사 및 학교 부적응 때문에 학업을 중단한다.

또 자발적으로 대안교육을 선택하며 학업을 중단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대안학교를 찾는 학생들의 절반이 넘는 수가 ‘학교에서 해주지 않는 새로운 교육을 받기 위해’ 스스로 학교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들을 자세히 보면 학교를 떠나는 이유가 개인 탓도 있겠지만, 학교가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례로 학교에서 하는 외국어 교육으로도 글로벌 사회에 필요한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다면 외국 유학 가는 초등학생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사회가 변하고, 그에 따라 원하는 인재가 달라지면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 교육 제도와 내용이 세상의 변화를 따르지 못해 수요자인 학생들이 외면하고 있지나 않은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현재 우리 교육의 병폐는 명문대 졸업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데서 비롯된다. 대학을 서열화하여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에 있는 대학을 차별하고, 서울에서도 명문·비명문으로 갈라 줄을 세웠다. 그 줄에 맞춰 사람의 가치가 결정된다.

어느 대학을 졸업했느냐에 따라 사회 지위가 결정되는 건 진정한 선진국이 아니다. 소위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바람직하다.

앞으로 인재는 명문대 졸업생보다는 인성이 바른 인성 영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사회는 어느 대학 출신인가를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일을 하면서 이를 분명하게 보았다.

수학 영재, 과학 영재는 들어봤지만 인성 영재는 처음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인성이 중요하다,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인성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인성 영재라는 말이 어색한 것이다. 수학 영재가 수학에 뛰어나듯, 인성 영재는 인성에 특출 난 인재다.

인성 영재는 인간성의 진정한 가치를 회복한 인재이다. 이들은 자신과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건전한 정신으로 자율 생활을 한다. 이들의 특징은 인내, 집중력, 창의력, 책임감, 배려심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인성 영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중·고등학교 학생 시절부터 이러한 특징을 생활 속에서 몸에 익혀 체질화하게 한다. 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무렵에는 성공 체질이 되어 있다. 그러니 어느 분야에서 일하더라도 성공할 것이다.

설마 그럴까, 의구심이 드는 사람에게는 실례를 보여주겠다. 지금은 세계 굴지의 대기업이 되어 있는 국내 기업 창업주의 학력을 한번 조사해보라. 명문대는커녕 대학 졸업장도 없다. 그러나 이들은 인내, 집중력, 창의력, 책임감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였다.

인성 영재는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도, 또 우리 민족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를 이끌 지도자라면 무엇보다 인내, 집중력, 책임감, 창의력, 배려심을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 이 인성 영재가 많이 배출될수록 우리 사회가 그만큼 살기 좋은 곳이 된다. 또 국제사회에 새로운 한국인상을 심어주게 된다.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부끄러운 말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제 학교에서는 무엇보다 인성 영재를 양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명문대 입학이 목표가 아닌, 성공 체질을 만드는 데 큰 뜻을 두어야 한다. 교육자로서 필자 또한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