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이 승달장학금 모집 과정에서 관내 업체들에게 사업인허가 불허나 지연 등 행정적인 압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기부가 아닌 사실상 ‘강제 기탁’ 수준이라는 게 업체들의 주장이다.

4일 무안군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상반기 23억5000만원이었던 승달장학금은 김철주 군수 취임 이후 현재까지 42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장학금이 대폭 상승한 원인은 군비 출연과 1억원 이상 거액 출연자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군은 2년이 안 된 기간에 무려 12억원의 군비를 출연했다. 또 이 기간에 1억원 이상 기탁자는 4명으로, 모두 5억원을 냈으며, 군 사업 관련 공사업체나 인허가 업체 관련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 210명의 기탁자 가운데 보조금이나 불법 묘지조성 행정대집행 관련자 등이 포함돼 있고 군청 직원 기탁자 42명 가운데 상당수가 인사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초지 조성 불허가와 관련 사업자가 행정심판을 제기, 승소했으나 군은 판결 7개월이 지나도록 미적거리다가 지난달 6일에야 예비조건 허가를 사업자에게 통보했다. 이 사업자는 그 후 지난달 21일 승달장학금으로 1억원을 기탁했다.

무안군 청계면 소재 한 골프장은 준공허가도 없이 영업을 하고 있으나 1억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후 조건부 승인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국비와 도비, 군비, 자부담으로 정부 산지유통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한 농협도 장학금 수천만원을 기탁한 후 보조금이 원활하게 집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한 관계자는 “군이 인허가나 공사 수주 등을 조건으로 장학금을 챙기고 있어 순수한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무안=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