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시작된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 논란이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새 국사교과서 채택 과정에서 학교가 선택한 국사 교과서를 학생과 학부모, 시민단체가 반대하여 해당 학교가 다른 교과서로 정하는 등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이러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여당은 오는 6월 말까지 역사 교과서 발행 체계 개선안을 내겠다고 했다. 정부는 ‘균형 잡힌 역사인식’과 ‘사실에 기초한 기술’이라는 두 가지 큰 원칙으로 개선책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언론은 전한다. 이와 함께 교과서 감수 강화, 편수조직 개편, 검정 참여 전문가의 확대, 검정기간 장기화 등 다양한 차원에서의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국정 교과서’ 발행이라는 옛 방식으로 돌아가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교육부의 편수조직 강화 등을 보면 ‘국정 교과서’에 더 비중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역사 교과서 발행 체계 개선안이 어떻게 나올지 주시해야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진정으로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민족혼이 있는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교육부가 한국사를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으로 한다는 발표를 했을 때 이를 환영한 우리얼찾기 국민운동본부도 이 점을 분명하게 요구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신과 문화가 무엇인지 모른다. 우리나라는 역사의식의 부재로 인해 국학(國學)의 중요성을 모른다. 국학이 확립되지 못하고, 국학을 2세들에게 가르치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국학을 이야기하면 국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국학은 각 나라의 고유한 민족의 정신과 문화를 말한다.

역사 저술로 인기를 끌고 강연자로도 바쁘다는 한 저자의 신문 인터뷰 기사를 얼마 전에 보고 적지 않게 놀랐다.

그는 “우리 국사 교과서는 문자 기록도 없는 단군 이야기부터 나온다”며 “기록이 나오는 한사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역사가 한사군부터 시작되는가. 그 이전에 우리 민족은 존재하지 않았는가. 이것이 누구의 잘못인가.

우리나라는 전란을 많이 겪으면서 각종 사서가 불타고 약탈당했다. 그래서 우리 것을 연구하면서 외국 기록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록은 그들에게 유리하게 쓴다.

북방 유목민족이 왜 흉노(匈奴)인가. 흉노가 무슨 뜻인가? ‘오랑캐 종’이라니, 자신의 민족을 이렇게 부르는 민족도 있는가. 모든 민족을 흡수한 중국이 그렇게 기록한 것이다.

게다가 일본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 역사를 제 입맛에 맞게 송두리째 다시 썼다. 이런 자료는 그들의 입장에서 본 한국사이기 때문에 우리 시각으로 교정하여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국학이다. 국학을 바로 세우지 않고 우리는 진정한 독립, 문화와 역사, 정신의 독립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을까?

국학은 우리 역사를 우리 눈으로 제대로 보고 알자는 데 목적을 둔다. 배타적이고 국수주의로 가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 국학은 평화적이고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철학을 담고 있는 천지인 사상과 홍익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국학교육을 충남 천안 국학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국학원에서는 한민족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민족혼 교육을 통해 자긍심과 자부심, 민족애와 애국심을 깨운다. 지난해에는 부설기관으로 우리나라의 올바른 국가관 정립과 이를 교육하기 위한 ‘나라사랑국민교육원’ 건립을 시작했다.

나라사랑국민교육원은 내가 누구인지 한민족 구성원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얼을 깨워 나를 사랑하고 가정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인류를 사랑하는 큰 사랑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할 것이다.

국학원을 방문한 외국인 학자들은 왜 이런 일을 민간이 하는지 의아해 한다. 외국에서는 대부분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은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할 터인데 우리나라는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

그래서 필자라도 해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국학원에서는 모두 국학을 세우는 의병(義兵)의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 이런 국학원 활동을 전국 곳곳에서 후원한다. 특히 광주·전남에서도 많은 이들이 동참하여 국학 알리기와 나라 사랑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