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통신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의 인식 변화에 따라 우리는 탈가족, 탈종교, 탈국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000년 222만4000 가구였으나 10년이 지난 2010년에는 414만2000 가구로 86.2% 증가했다. 통계청은 2012년에는 453만9000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나타난 일반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율은 23.9%이고, 2012년에는 25.3%가 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것이 가족 해체로까지 이어질지 확실하지 않지만 탈가족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서구 사회에서는 탈종교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성직자가 되려는 사람도 없고, 신자도 계속 줄어든다. 성당에는 신부가 없어 한 신부가 여러 성당을 돌아다니며 미사를 올리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또 우리는 국제화를 넘어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시대를 맞았다. 그에 따라 국가, 국경이 이전만큼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외국에 나가 살고 있는 재외동포가 720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과 결혼하여 이주한 외국인, 외국인근로자 등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00만 명을 넘어선 지도 오래다.

이런 현상을 보면 프랑스의 석학인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가 저서 ‘호모 노마드(Homo Nomad 유목하는 인간)’에서 “21세기는 유목민적 가치관을 가진 새로운 인간이 대거 출현하게 된다”는 전망이 맞는 것 같아 흥미롭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나는 오랫동안 다양한 국적, 종교, 신념을 지닌 사람들과 교류를 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과 변화를 민감하게 느끼고 있다. 시대의 변화와 흐름은 사회적 구속이나 억압에서 벗어나 개인의 자유를 확장하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민족이 빠진 세계화는 위태롭다는 점이다. 아무리 탈국가 세계화 시대라도 민족의 정서와 문화는 사라지지 않는다. 세계인들과 나눌 우리의 것이 우리에게 있어야 그 교류가 값지고, 세계화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내 것이 없으면 남의 것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세계화 시대라 하여 전 세계가 영어만 쓰고, 미국 영화만 보고, 빵과 스테이크를 주식으로 하자는 게 아니다. 외국인들은 우리에게서 한국의 철학, 우리의 전통문화와 정신을 배우고 싶어한다. 여러 나라에 단학을 보급하면서 나는 이를 매번 실감한다.

‘민족’을 강조하면 곧바로 민족우월주의나 국수주의라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이것이 더 위험하다. 민족이 빠진 세계화는 정신의 노예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국가 정체성이 흔들리고 위기에 처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서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이들이 있다. 현 상황에서 국민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고, 올바른 국가관을 심어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는 교육이 절실하다. 나라사랑 국민 교육을 해야 한다.

일제가 왜곡한 역사를 배우고 대한민족의 정통성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나머지 우리 역사와 대한민국, 우리 민족과 자기 자신에 자부심과 자긍심이 부족하다. 온갖 외침을 겪으면서도 5000년 이어온 이 나라, 그 역사를 알면 이 나라, 이 민족이 눈물나게 귀하고 자랑스럽다.

이런 내용을 국민에게 알릴 ‘나라사랑 국민교육원’이 충남 천안 국학원에 들어선다. 지난 18일 기공식을 한 나라사랑 국민교육원은 앞으로 청소년, 공직자, 일반인, 노년층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해 나라사랑 교육을 한다. 또 1만2000명의 나라사랑 국민 강사도 양성한다.

나라 사랑, 즉 애국이란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나라사랑 국민교육원이 표방한 것처럼 “애국이란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나와 가정, 사회, 나라까지 큰 사랑을 해나가는 과정”이다. 이런 사랑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애국충절의 고장 광주·전남에서도 이러한 나라사랑 국민교육에 많은 사람이 힘을 보태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