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2017년까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용률이 국민소득 4만 달러 이상 국가들에 비하여 크게 낮은 편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매우 시의적절한 정책이라고 하겠다. 특히 높은 고용률은 우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내수를 높이는 지렛대 역할을 하여 경제성장의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의 저하로 어려움에 처한 우리나라 경제의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연령별 고용률 현황을 살펴보면 ‘청저장고(靑低長高)’ 추세가 뚜렷하다. 상대적으로 젊은 30대 이하 청년층(15∼39세)의 고용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 비하여, 나이가 많은 40대 이상 장년층의 고용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인 2003년 30대 이하 고용률과 40대 이상 고용률 격차는 4.3%p였다. 그런데 작년(2012년)에 청년층의 고용률은 낮아지고, 장년층의 고용률은 높아져 그 격차가 2배 가까이(7.4%p) 커졌다. 40대 이상에는 70대는 물론 80대 이상 고령층도 포함되어 있고, 최근 그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뭔가 상당히 비정상적인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작년 전체 취업자에서 4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61.1%)이 늘어나고 취업자의 평균 연령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40대 이상의 고용률은 정부가 노력하지 않아도 계속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의 70% 고용률 달성을 위한 과제는 30대 이하 청년층을 어떻게 일자리로 이끌 것인가로 귀착된다. 모바일의 활용이 증가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경제성장의 핵심적인 요소로 지목되는 최근의 추세를 감안해도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여가 중요하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젊은 인재가 일자리에서 멀어지는 한 창조경제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청년들이 일자리에 정착하는 경향이 낮은 것은 우리나라 청년층의 일에 대한 태도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 자료를 보면 여가나 자유시간보다 업무가 우선이라는 주장이나, 사적인 약속보다 일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대하여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편이다. 또한 노동을 사회적인 의무로 여기는 청년층의 비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소득이 있으면 일하지 않고 취미활동을 하겠다는 청년층의 응답이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여러 가지 이유로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취업에 성공해도 대학 졸업 입직자의 대다수(75.4%)가 입사 후 2년 이내에 회사를 그만두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청년층이 현재 일하는 방식이나 일방적으로 신입에게 불리하게 정해진 보상체계 등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태업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아직도 일부 남아 있는 전근대적인 장시간 근로방식, 공적인 업무와 사적인 활동의 미분리, 불필요하게 수직적인 업무처리, 능력과 상관없이 낮은 초임 급여, 기업주의 전횡이나 불공정한 일처리 등이 청년층의 일자리 정착을 크게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정부가 고용률 수치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먼저 학교교육에서 체계적으로 직업관과 직업윤리를 가르쳐야 한다. 언론도 소명(calling)으로써 직업에 대한 관점을 강조하고 일을 통한 헌신을 장려해야 한다. 정부는 청년친화적인 노동시장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고민과 실천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졸 신입사원 임금을 낮추었던 지난 정부의 아이디어는 이해하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사업주는 자기가 만든 일자리의 매력도를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매력이 없는 일자리를 가진 기업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통하여 ‘청고장저(靑高長低)’가 이루어지면 고용률 수치는 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박천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고용개발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