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스승은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이라고 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배움이 있는 곳에는 가르침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스승이 있게 마련이다.

학교나 학원에서 가르치는 선생님 이외에 앞서 살아간 사람이나 그 길을 먼저 간 사람도 가르치고 인도한다는 점에서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서산대사(1520∼1604)는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踏雪野中去), 발걸음을 어지러이 걷지 말라(不須胡亂行)’고 했다. 작은 일상의 활동에도 스승의 역할이 있음을 환기시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가르치고, 인도하는 직업의 상황은 어떠한가? 매우 좋은 직업으로 여겨지는 대학 교수는 전국에 7만8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은 대학 교수 이외에도 2만6000명의 시간강사가 있다.

중·고등학교에서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는 24만 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중등학교 교사는 여성이 남성보다 약간 더 많으며, 평균 연령이 41세이고, 13년 정도의 경력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선생님은 전국에 17만 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는데, 여성이 절대 다수(79.3%)를 차지하고 있다.

특수교사도 1만5000여 명이 교육현장에서 수고하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상대적으로 근속 연수나 연령이 낮다. 보조교사는 약 4만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여성이 대부분이고 근속연수가 매우 짧은 편이다. 유치원 교사는 6만 명 정도로, 거의 전부(99%) 여성이며 평균 연령도 30세 이하로 조사되었다.

학원에서 공부를 가르치고 있는 문리어학 강사는 전국에 30만 명 정도 종사하고 있으며, 가정을 방문하여 학습지 등을 가르치는 방문교사는 17만 여명이 일하고 있다. 직업관련 기술·기능이나 컴퓨터를 강의하고 있는 강사는 5만5000명, 피아노나 미술 등 예능을 가르치고 있는 강사도 15만5000명이 현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여러 방면에서 스승의 길을 가고 있는 인원은 총 131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5%를 상회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임금을 중간 수준(중앙값) 기준으로 보면 대학 교수가 월 500만 원으로 가장 많다. 초·중등학교 교사는 월 평균 300만 원 이상을 받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에 반해 학원 강사들의 급여는 대학의 시간강사를 포함하여 월 150만 원 수준으로 초·중등학교 교사에 비하여 절반 정도이다. 특히 보조교사는 월 100만 원에도 못 미치고 있어, 짧은 근속기간을 감안하더라도 낮은 편이다.

25세에서 64세의 대졸 이상 전일제 근로자 평균 급여를 100%로 보았을 때, 초·중등 교사들은 OECD 국가에서 평균 82∼90%의 급여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130%를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초·중등 교사의 임금 수준이 높다.

하지만 최저 임금(초임)을 놓고 볼 때 최고 임금의 차이가 2.8배로, OECD 평균 1.6배보다 교사 사이의 임금격차가 과도하게 큰 편이다. 또한 OECD 평균에 비하여 초중등학교 교사의 근무시간이 긴 편이고, 교사 1인당 학생 수나 교직원 대비 학생 수도 상당히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연령정년을 적용하고 있어 대학교수는 65세, 일반교사는 62세면 현직에서 물러난다. 미국은 연령에 따른 정년이 없어 우수한 교사가 연령에 관계없이 스승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고령화 추세와 직업전문성, 양질의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교원의 임금제도(연금 포함)와 정년 등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결론적으로 공공부문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스승들은 낮은 임금으로 현장에서 자기의 소명을 다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 15일 스승의 날을 돌아보면서 지금껏 가르치고 인도해 주신 스승님께 조용히 감사드리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울러 앞선 사람을 스승으로 볼 수 있었던 조상의 지혜가 사회전반에서 활용되어, 청년 일자리 문제와 같은 우리나라의 여러 어려운 현안들이 술술 풀려나가길 기대해 본다.

/박천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