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과 함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일자리와 먹을거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여기에는 청년들의 창의성을 활용한 창업지원에 대한 관심도 포함되어 있다. 중고령자의 ‘생계형 창업’과 구별하기 위하여 ‘지식기술창업’을 강조하기도 한다.

어느 경우든 창업은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생산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경제 전체에 활력을 가져오며,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여러 나라에서 창업 활성화를 중요한 정책과제로 설정하고, 각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 등 선진 여러 나라도 저성장에 따른 실업 해소와 신규 고용창출을 위하여 도전정신 함양 및 창업 촉진을 위한 여건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그 가운데 글로벌 경제위기의 와중에도 청년창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성공 사례가 주목된다. 이스라엘은 국민 1인당 벤처캐피털 투자금액이 미국의 2.8배, 유럽의 30배, 중국의 80배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벤처강국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창업이 많은 것은 창의성 중시 교육체계, 도전적인 문화, 위험분산 금융제도 등 3박자가 갖추어졌기 때문이다.

교육 측면에서 유대인은 어려서부터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강조하는 등 창의성을 중시하고 있다. 창의적인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는 세계 최고 비율인 국민소득 10% 수준을 재정으로 교육에 투입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노벨상 수상자로 상징되는 세계적인 인재가 양성되고, 창의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소개하는 창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화 측면에서 계급이나 직급에 의한 수직적인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놀랍고 당돌한 용기’(후츠파, chutzpah)를 장려하는 전통이 있다. 실제로 장군의 잘못을 병장이 바로 앞에서 지적하는 등 관련 구성원끼리 논쟁과 비판을 통한 의사결정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과감성에 대한 존중은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놀랍고 당돌한’ 시도를 당연시하여 벤처 창업에 많은 청년들이 나설 수 있는 사회적인 배경이 되고 있다.

금융 측면에서 창업자에게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실패자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가 정립되어 있다. 요즈마(Yozma) 펀드는 1993년 정부와 기업이 합동으로 설립한 40억 달러 규모의 벤처캐피털로, 정부가 주도하였으나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위하여 민간이 운영하고 있다.

펀드는 투자한 창업이 실패할 경우에도 그 경험을 토대로 인재를 확보했다는 시각을 견지하여 실패자에게 새로운 도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인구 780만명에 벤처기업이 3,850개로서 벤처기업 밀도가 1,844명당 1개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청년창업을 늘리기 위해 이스라엘의 사례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필요한 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하거나 혁신해야 한다. 먼저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에서 창업의 의미와 가능성을 교육하는 등 도전정신(entrepreneurship) 배양을 위한 ‘창업교육훈련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

담보가 아니라 기술이나 아이디어 및 도전성이나 혁신성 평가에 의한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건실한 실패자에게 재도전 기회를 부여하는 등 창업금융제도 확립도 서둘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청년 창업자들이 강점을 갖는 모바일 분야나 디자인과 같은 창조산업을 제조업 이상으로 우대해야 한다. 이는 향후 경제성장과 일자리 증가의 상당부분이 여기에서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무형의 상품을 합당한 가격에 거래하는 시장의 형성이나 이를 보호하기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업규모와 상관없이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 질서를 세우고, 기업의 조직적인 불법을 실질적으로 가중 처벌하는 사법체계도 확립해야 한다. 청년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높은 교육을 받았고 해외 경험도 많아, 산업현장의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법적인 요구 등을 견디기 못하기 때문이다.

신정부 특히 미래창조과학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창조경제’가 어떻게 채워져 나가야 할지 명확해진 셈이다.

/박천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