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산수뮤지컬 ‘영암 아리랑’이 군과 공연 기획사의 대립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영암군은 총 사업비 430억원 중 230억원을 민간투자로 조달할 기획사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고, 기획사는 군의 사업계획 선(先) 보완을 주장하며 맞서는 과정에서 정부 투·융자 심사를 놓쳤기 때문이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지방재정 투·융자 심사 대상 중 영암군의 산수 뮤지컬 재검토 기본계획서와 민간사업자 투자의향서 등이 접수되지 않았다.

이 사업은 전남도 감사결과 공연장 부지 확보와 투·융자 심사 편법 처리 등으로 재심사 대상이지만 심사 제출기한까지 이행하지 못했다.

영암군은 민간투자자인 ㈜영아트테인먼트가 투자의향서를 넘겨주지 않아 투·융자 심사서류를 내지 못했다는 주장이지만 군과 협약을 체결한 민간투자사는 군의 부실한 기본계획이 원인이다며 맞서고 있다.

영암군의 한 관계자는 “기획사가 투자의향서 제출을 미루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아트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부실한 기본계획 등의 보완과 시정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의향서를 내지 않은 것”이라며 “기본계획 등이 보완되며 지금이라도 의향서를 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사업 추진 초기 파트너였던 양측이 이처럼 대립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문화공연사업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 투·융자 심사를 받지 못하면 이미 확보한 38억여원의 예산도 반납해야 하며 지역여론 악화로 내년 예산 확보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사업추진이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영암군은 관광수익과 지역 문화 이미지 제고를 등을 위해 월출산 국립공원 사자 저수지에 산수뮤지컬 공연장을 추진해왔다.

/중부취재본부=이상휴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