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얼어붙은 사회분위기 탓인지 세밑 기부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양로원이나 요양원, 장애인 시설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은 더욱 외롭고 힘들게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고 한다.

기부는 공공단체 또는 사회복지기관에 돈이나 물건 등을 대가 없이 주는 것을 뜻하며, 우리 사회를 아름답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이웃사랑의 실천 양식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행복한 기부, 나눔의 미학을 강조하며 기부 캠페인을 벌여 왔으며, 명망가 및 기업인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온정이 이어지면서 훈훈한 공동체 사회를 이뤄왔다. 하지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성금유용 비리 사건이 불거지면서 기부문화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쳤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그나마 잠시 주춤하던 기부 열기가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고, 특히 몸으로 하는 자원봉사는 크게 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기부를 꼭 돈이나 물건이 아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통해서 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재능기부가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광주일보 12월 13일자 ‘행복한 자원봉사, 8년째 일시보호 영아 백일·돌 사진 찍어주는 오종국씨 가족’ 이야기는 우리에게 잔잔하고 훈훈한 감동을 전해 준다.

25년째 아기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오종국씨네 가족은 아직은 어려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미혼모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한채 영아일시보호소에 맡겨지는 현실이 안타까워 무료 사진봉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11월 8일자에 실린 12년째 ‘사랑의 가위손’ 광산구 이·미용 봉사단원들은 12년째 화요봉사를 계속해 오고 있으며, 처음에는 인광병원에서만 사랑의 가위손을 들었으나, 차츰 요양원, 양로원, 장애인 시설등으로 봉사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한다.

6년째 광주에서 구세군 활동을 하는 이기풍 사관의 자선냄비에도 사랑이 넘쳐 흐르고, 이 땅에 소외받고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사랑의 종소리가 널리 울려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 밖에도 많은 사회단체나 기업, 학교, 지자체 등에서 소외된 이웃을 위한 자원봉사의 손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하니 연말을 맞아 사랑의 모금활동은 차갑기만 몸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려는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것 같다.

광주일보는 큰 이슈, 큰 사건, 유명인사의 동정을 비중있게 다루는 것이 현실이지만 우리지역, 우리 주변의 작은 문제들, 작은 사건도 살펴 싣는 배려를 해 줬으면 좋겠다.

‘행복한 자원봉사’에 소개된 소박한 삶, 따스한 인간미 넘치는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는 각박하고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등불이 되고,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하는 마음의 양식과 행복의 공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순형 광주일보독자위원·광주상공회의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