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기업에서 정치를 빼자
2010년 06월 28일(월) 00:00 가가
6·2 지방선거가 끝난 후 당선자는 행정의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정책을 구체화하는 등 취임 준비가 한창이다. 당선이 확정되면서부터 단체장의 직무는 사실상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가운데 전국의 많은 단체장 당선자들이 공사·공단 등 지자체 산하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강력한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으로 조직진단, 감사, 평가를 통하여 업무를 점검한 후 구조를 조정하고 경영을 개선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는 현재 지방공사·공단 등 698개의 산하기관이 있다. 이 기관들의 예산은 144조 원에 이르러 지방자치단체 전체예산과 맞먹는 규모이다. 이러한 산하기관들은 공공서비스 공급과 주민복지증진의 주요한 수단이 되고, 세외수입 증대를 통한 재정운영에 기여할 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산하기관들은 방만하고 부실한 경영 등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한다. 전국 125개 지방공사·공단 중에서 30개 기업이 적자(08 결산)를 시현하였고 부채규모도 32조원에 이른다. 감사 때마다 비리와 도덕적 해이가 지적되고, 서비스만족도도 평균 75.1점(09년)으로 낮은 편이다.
왜 이처럼 지방공기업 등 산하기관들은 공공기관으로서 주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부실한 경영으로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을 받고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 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인가.
여러 요인 중 가장 큰 원인은 능력과 자질을 갖춘 전문가에 의한 자율 책임경영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공기업의 설립, 인사, 경영에 기업논리가 아닌 정치적 요소가 개재되기 때문이다. 지자체 산하기관의 경영합리화는 그 기관의 설립, 운영, 특히 인사에 있어서 정치적 요소를 배제하고 기업경영 논리가 지배하도록 하는 데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먼저, 공기업 등은 설립단계에서부터 꼭 필요한 사업인지,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지에 대하여 전문기관의 심층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공기업 설립권이 지자체에 이양된 후, 타당성이 낮은 사업을 정치적 이유로 또는 위인설관 차원에서 설립하여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통·폐합 대상이 된 경우가 있다. 금년에도 행정안전부는 경영이 부실하거나 기능이 중복된 10개 지방공기업에 대한 통·폐합을 추진 중에 있다.
다음으로 산하기관 경영도 인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능력이 부족한 비전문인을 청탁, 선거공로, 사적인연 등 정치적 비합리적 논리에 따라 임직원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에 수도권의 한 기초공기업 책임자는 소속직원의 절반 이상이 그렇게 들어온 직원들이어서 직원통솔이 어렵다는 고충을 호소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인사에 정치논리가 작용하는 한 지방공기업 등은 부실을 면할 수 없다. 관료, 정치인 등 출신보다는 도덕성, 책임성 등 자질, 경영능력과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어야한다. 특정인을 염두에 둔 형식적인 공모는 이제 그만두어야한다. 구성원들의 공감 받는지 못하는 정치적 인사는 단체장의 선거에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산하기관 경영만 저해할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산하기관의 경영과정에 간섭하고, 심지어는 부당한 청탁과 요구를 하는 등 자율적 합리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사례도 있다. 단체장의 자치경영방침은 존중하되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하여 자율 책임경영을 하도록 하여야한다. 경영권은 보장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거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경영과정의 비리, 도덕적 해이 등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실적에 대한 적절한 성과평가 및 인센티브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그리고 소속지자체, 감사원 감사 등 통제시스템이 작동되어야 한다. 현재 매년 경영평가와 격년제 감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더욱 정밀한 평가점검시스템으로 발전하여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공기업 임·직원들의 정치활동을 철저히 규제하여야 한다. 우리 지방선거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공직자들이 선거과정에 줄을 서고 또한 줄을 세우는 풍토라고 할 수 있다. 임·직원들의 정치운동은 공기업의 안정적 운영을 저해하고 단체장이 바뀌면 물갈이 논란을 불러오는 등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
이상과 같이 산하기관에 개입될 수 있는 정치적, 타율적, 비합리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율적 합리적으로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서 지자체 산하기관 운영이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그 자체의 논리에 의해 운영되고 제자리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우리의 지방자치도 선진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고 심화되어가는 산하기관 임직원의 정치적 교체의 악순환이 어느 한 순간에 완전히 단절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과도적 단계에서는 획일적인 교체를 지양하고, 자질과 능력, 실적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공감 받는 수준에서 신임을 묻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또한 후임자는 앞서의 인사기준에 적합한 능력을 갖춘 전문인이라야 정치적 논란이 없을 것이다.
/임우진 한국자치경영평가원 이사장
그러나 많은 산하기관들은 방만하고 부실한 경영 등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한다. 전국 125개 지방공사·공단 중에서 30개 기업이 적자(08 결산)를 시현하였고 부채규모도 32조원에 이른다. 감사 때마다 비리와 도덕적 해이가 지적되고, 서비스만족도도 평균 75.1점(09년)으로 낮은 편이다.
여러 요인 중 가장 큰 원인은 능력과 자질을 갖춘 전문가에 의한 자율 책임경영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공기업의 설립, 인사, 경영에 기업논리가 아닌 정치적 요소가 개재되기 때문이다. 지자체 산하기관의 경영합리화는 그 기관의 설립, 운영, 특히 인사에 있어서 정치적 요소를 배제하고 기업경영 논리가 지배하도록 하는 데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산하기관 경영도 인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능력이 부족한 비전문인을 청탁, 선거공로, 사적인연 등 정치적 비합리적 논리에 따라 임직원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에 수도권의 한 기초공기업 책임자는 소속직원의 절반 이상이 그렇게 들어온 직원들이어서 직원통솔이 어렵다는 고충을 호소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인사에 정치논리가 작용하는 한 지방공기업 등은 부실을 면할 수 없다. 관료, 정치인 등 출신보다는 도덕성, 책임성 등 자질, 경영능력과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어야한다. 특정인을 염두에 둔 형식적인 공모는 이제 그만두어야한다. 구성원들의 공감 받는지 못하는 정치적 인사는 단체장의 선거에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산하기관 경영만 저해할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산하기관의 경영과정에 간섭하고, 심지어는 부당한 청탁과 요구를 하는 등 자율적 합리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사례도 있다. 단체장의 자치경영방침은 존중하되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하여 자율 책임경영을 하도록 하여야한다. 경영권은 보장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거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경영과정의 비리, 도덕적 해이 등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실적에 대한 적절한 성과평가 및 인센티브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그리고 소속지자체, 감사원 감사 등 통제시스템이 작동되어야 한다. 현재 매년 경영평가와 격년제 감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더욱 정밀한 평가점검시스템으로 발전하여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공기업 임·직원들의 정치활동을 철저히 규제하여야 한다. 우리 지방선거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공직자들이 선거과정에 줄을 서고 또한 줄을 세우는 풍토라고 할 수 있다. 임·직원들의 정치운동은 공기업의 안정적 운영을 저해하고 단체장이 바뀌면 물갈이 논란을 불러오는 등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
이상과 같이 산하기관에 개입될 수 있는 정치적, 타율적, 비합리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율적 합리적으로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서 지자체 산하기관 운영이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그 자체의 논리에 의해 운영되고 제자리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우리의 지방자치도 선진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고 심화되어가는 산하기관 임직원의 정치적 교체의 악순환이 어느 한 순간에 완전히 단절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과도적 단계에서는 획일적인 교체를 지양하고, 자질과 능력, 실적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공감 받는 수준에서 신임을 묻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또한 후임자는 앞서의 인사기준에 적합한 능력을 갖춘 전문인이라야 정치적 논란이 없을 것이다.
/임우진 한국자치경영평가원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