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공단에 소재하는 A사는 2010년 3월 기능성 보온 젖병 하나로 2년에 걸쳐 일본에 480억원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미국과 유럽에서도 수입의사를 타진해 오고 있다. A사가 생산하는 젖병은 광주의 3대 전략산업인 디지털 가전제품으로 광산업과 융합하여 경쟁력을 확보하였다. 장기적으로는 7조원 규모의 세계 젖병 시장에서 점유율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A사는 현재 주로 경인지역에 소재하는 9개사로부터 원자재 60%를 조달하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는 A사와의 기술공유를 위해 광주로 이전할 의사가 있으며, 일본의 수입자도 투자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원자재 공급업체들을 광주에 유치하고 수입자로부터 외국인투자를 유치하여 1만여 평에 월 120만 개 생산규모로 집적화할 경우 물류비용 절감, 공동연구생산 등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10% 이상 이익률을 개선하고, 1천여 명의 신규고용창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본촌공단에 소재하는 B사는 국내 최고수준의 부직포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조폐공사에서 사용하는 지폐원료의 100%를 공급하고 있다. B사는 현재 고기능 부직포 생산기술을 의료용 위생용품과 농업용 멀칭에까지 적용하고 있다.

우선 의료용 위생용품의 경우 경인지역과 경남지역에 소재하는 15개사로부터 약 60%의 원자재를 조달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도 A사의 경우처럼 광주로 이전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B사의 경우 약 2∼3만 평을 확보하여 집적화할 경우 2014년까지 5천억원 규모의 매출 달성이 가능하고, 약 1천여 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개별중소기업은 인력, 정보, 자금력 및 기술개발 능력이 부족하고, 거래규모가 크지 않아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른 위험 관리에도 취약하다. 더구나 광주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협력업체로서 상당수의 기업이 원가율 80%∼90%를 감수하면서 자립형 경영이 어려운 사각지대에 있다.

자립형 중소기업을 육성하려면 단기적으로는 A사나 B사처럼 가능한 사업별·품목군별로 연관기업들을 모아서 소규모 공동화단지를 조성, 집적화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럴 경우 물류비, 연구생산비용 등 생산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집적화 효과를 활용하여 국내외 유수한 중소기업들을 광주에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기준으로 광주의 중소제조업체 수는 7천261개사이며, 이중 10인 이상의 제조업체는 1천23개이다. 1차적으로 종사자가 10인 이상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실태조사 후 업종별, 분야별로 기술력을 갖추어 집적화가 가능한 기업군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외기업으로 집적화한 중소기업들을 ‘모아서’ 풀링시스템(Pooling System)을 구축, 구매와 판매에서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를 활용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풀링과 네트워킹은 개별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여 자립형 중소기업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2008년 기준으로 광주의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지역내총생산액(GRDP)은 22조4천580억원으로 전국 16개 시도중 15위이고, 7대 광역시중에서는 7위이다. 이와 함께 경제수준을 나타내는 1인당 생산액은 1천552만원으로 전국 16개 시도중 15위이고, 7대 광역시중 6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이는 우리 광주시민들이 다른 시도민과 비교하여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여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것이고, 광주가 상대적으로 정체되어 있거나 퇴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광주, 그 안에 내재되어 흐르는 나눔과 대동정신을 집적화와 풀링시스템을 통해 ‘모아서’ 무한한 창조적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방안을 생각해 본다.

/김병술 무역협회 광주전남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