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는 병고로 저희 어머니(박형지)께서 지난 6월 23일 갑상선 수술을 하셨습니다. 일흔이 넘은 노부부가 병원에 다니시는 게 못 미더웠던지, 진료 때마다 ‘자식은 안 왔느냐?’라며 찾으셨다는 선생님.

암 의심 증상으로 수술 전날 입원했을 때도 부모님께 친절히 설명해 주시고, 전화상으로 서울에 있는 이 못난 자식에게까지 수술 내용 등을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흔한 수술쯤으로 여겨서 수술 당일에나 가 뵐 참이었는데 어머니의 상황들을 세세히 전해주는 설명을 듣고 덜컥 겁이 나서 한참을 전화기를 붙들고 울었었죠.

김준 선생님! 부모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수술하겠다고 말씀해 주셔서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모릅니다. 회복실에서 나오는 어머니의 편한 얼굴과 염려했던 목소리가 원래대로 나오는데 얼마나 기쁘던지요. 마음 약한 울 어머니는 두 손 꼭 잡고 안도의 말씀 해 주시는 박준희 선생님이 ‘너무나 고맙다’라며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암이라는 가슴 무너진 판정을 받고도 저희 가족이 의연하게 참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수술도 훌륭히 잘 해주시고, 부드러운 말 한마디 한 마디에 저희 어머니 큰 용기가 더욱 솟았나 봅니다.

병간호로 병상을 여러 날 지키신 저희 아버지 걱정도 해주시고 자식이 해야 할 일을 많이 대신해 주셔서 고맙고 한편으론 죄송하네요. 박준희 선생님,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변변한 인사도 못 드리고 지면을 통해 대신 감사 인사를 합니다. 건강히 하시는 일 모두 행운이 있기를 늘 기도하겠습니다. ▲정혜심·환자 보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