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공격 당했다. ‘국방부’도 뚫렸다. 우리나라 최고의 정보기관 ‘국정원’은 물론 ‘외교통상부’도 미지의 적에게 여지없이 무너졌다. 공격당했지만 실체는 없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7·7 DDoS 대란’ 이야기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IT강국이라 자부하는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악성코드 디도스의 공격은 정부와 지자체, 관련 단체들을 우왕좌왕하게 만들었다. 정부는 미국의 정부기관 홈페이지에 악성코드가 침범했다는 자체 보고를 받고도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그 결과 IT강국의 체면은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광주·전남지역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디도스 공격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된 ‘좀비PC’가 지난 10일 PC에 저장된 모든 파일정보를 자동 삭제하는 활동을 시작하면서 광주·전남에서는 100여건의 악성코드 감염 사례 혹은 감염 의심 사례가 접수됐다. 이에 전남도는 1천200대의 컴퓨터 중 10대의 감염 의심 PC를 확인해 긴급 복구했으며 14시간 가량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기도 했다. 광주시도 정보보호팀을 가동, 중앙 서버의 트래픽(접속량)에 대한 24시간 감시체제를 가동했으며 지역기업체들도 보안을 강화했다.

이 때문인지 지자체와 기업들이 디도스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PC(Personal Computer) 사용자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 지자체 등 정부기관에 비해 보안이 취약해 무방비로 악성코드에 노출되면서 프로그램이 파손, 수십만원의 하드교체 비용은 물론, 소중한 자료들을 몽땅 잃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PC사용자들 입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주민들을 위해 지자체가 어떤 대응책도 마련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자체 청사내 컴퓨터 지키기만 급급해 정작 주민들을 위한 대책은 전혀 없었다. 하다못해 지역주민들을 위해 휴대전화 문자 발송 등 디도스 공격에 대한 경고도 없었다. 신문 등 언론에게만 맡긴 채 수수방관한 셈이다. 물론 정부 차원에서 대응이 미흡했기에 국가적인 큰 혼란이 온 것은 맞다. 하지만 자치시대에 지방정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디도스공격으로 시작된 사이버 위기가 12일 사실상 종결되고 피해를 입었던 사이트들도 정상화됐다. 정부가 조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사이버 테러에 대한 불안감을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철저한 반성과 대비책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처럼 안이한 대응으로는 또 다른 사이버 테러를 감당해 낼 수 없다.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해커 공격시 주민들을 위한 긴급대응 AS처리반이나 더 나아가 화이트 해커 발굴, 정보보안센터의 운영도 모색해야 한다. 사이버 시대, 내 주민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디도스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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