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무명 동학농민혁명군 묘역 성역화해야”
2024년 05월 06일(월) 20:40
제17회 ‘녹두대상’ 수상 장흥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고재국 회장
‘전국 동학농민혁명 연대’ 창립…동학 전국화 박차
“독립유공 서훈·헌법 전문에 동학 명기되도록 최선”

장흥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회장 고재국·가운데)가 최근 고창군 공음면에서 열린 ‘제130주년 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 기념제’에서 ‘녹두대상’을 수상했다. <기념사업회 제공>

올해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130주년이 되는 해다. 고창군은 최근 공음면 무장기포지(국가사적 563호) 일원에서 ‘제130주년 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기념제’를 열고 장흥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회장 고재국·이하 기념사업회)에 제17회 ‘녹두대상’(상금 1000만원)을 수여했다. ‘녹두대상’은 동학농민혁명의 숭고한 정신을 선양·계승하는데 공헌한 개인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고재국(59) 회장은 “기념사업회가 지난 1월 ‘전국 동학농민혁명 연대’ 창립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면서 “앞으로 지역에 매몰되지 않고 각 지역과 연대해서 동학의 전국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또한 “동학농민혁명 정신이 우리 민족정신의 출발점이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11월 발족한 기념사업회는 이듬해 5월 ‘장흥 동학혁명 기념탑’(1992년 건립) 제막식을 여는 등 지역 동학의 위상정립과 선양사업에 앞장서 왔다. 또한 지난 1월 12~13일 장흥 공설공원묘지 4묘역에서 장흥취회(집회)를 갖고 ‘전국 동학농민혁명 연대’를 결성한 바 있다. 동학 관련 39개 단체가 참여하는 전국 단위조직으로,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독립유공 서훈과 헌법전문에 동학 농민혁명 명시 등을 결의했다. 고 회장이 ‘전국동학농민혁명 연대’ 대표를 맡았다.

“정상적으로 묘를 쓰면 머리는 북쪽으로 가고, 다리는 남쪽으로 가는 거잖아요. 장흥 공설운동장을 지으면서 그려진 유골 발굴 도면이 있어요. 어떤 (장례) 절차 없이 구덩이 파고 그냥 밀어 넣는 형태의 집단매장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무명 동학농민군 1699위가 묻혀있는 장흥 공설공원묘지 4묘역(장흥 동학농민혁명군 묘역)을 성역화해야 합니다.”

고 회장은 기념사업회의 첫째 과제로 장흥 공설공원묘지 4묘역 성역화를 꼽는다. 4묘역은 1989년 장흥 공설운동장 건립과정에서 발굴된 무연고 유골들을 이장해 조성한 묘역이다. 이곳에 묻힌 이들은 1894년 12월~1895년 1월 3만여명의 농민혁명군과 관군·일본군 간에 최후의 혈전을 벌인 장흥 석대들 전투에서 희생된 무명 동학농민군들로 추정된다. 관산읍 남송리 인근 도로변에도 동학농민군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묘역이 방치돼 있다.

또한 고 회장은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에게 독립유공 서훈을 하고, 헌법 전문에 동학농민혁명 정신이 명기되기를 바란다. 이와 함께 고 회장은 수 백 명의 농민군을 탈출시킨 ‘소년 뱃사공 윤성도’ 이야기가 전해오는 덕도를 비롯해 이방언 장군 농민군 훈련장이었던 ‘도르뫼들’, 이인환 접주·‘소년장수 최동린’ 마을 등 4개소에 기념 조형물을 올해 설치할 계획이다.

“덕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죽음의 역사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소년 뱃사공 윤성도’라는 분이 주축이 돼서 500여명을 한 분도 희생없이 다 피신시켰다는 삶의 역사를 증명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연대해서 동학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서 동학정신이 우리 민족 정신의 출발점임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헌법 전문에 동학을 명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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