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푼도 아닌데, 미리 분양받은 우리는 손해본 것 아닌가요. 똑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일찍 들어왔다고 돈을 더 내는게 말이 됩니까. 미분양 난 뒤에 분양받은 사람들처럼 취득세나 등록세 감면 혜택도 못받고 돈도 더 내고 우리가 ‘봉’입니까.” (광주시 북구 동림동 동천마을 3단지 입주자)

“수도권과 지방을 똑같이 양도세 감면한다고 하면 누가 지방 아파트 사겠습니까. 저라도 돈 싸들고 가 수도권 아파트 사겠습니다.”(주택업계 관계자)

요즘 광주·전남 주택시장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볼멘소리를 한다.

집을 사려는 사람도, 집을 파는 건설사도 ‘못 살겠다’며 아우성이다.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정부의 어설픈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불만을 넘어 지방 홀대에 대한 쓴소리가 가득하다. ‘떳다방’이 등장하고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 부동산 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데 따른 실망도 대단하다.

국토해양부와 광주시가 파악한 5월말 기준 미분양 물량은 8천565가구. 건설사 분양 승인 취소 물량과 주택공사 미분양을 합치면 광주 전체 미분양 물량은 1만2천247가구다. 지난 1월 미분양 물량(1만2천997가구)보다 고작 750가구 줄어들었을 뿐이다.

광주 최대의 택지라는 수완지구만해도 10가구 중 5∼6가구는 비어있을 정도로 미분양이 많아 부동산시장이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전남도 비슷하다. 지난 5월 미분양 물량이 6천178가구로, 지난 4월(5천843가구)에 비해 늘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수도권만 챙기고 있다는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정부가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면제·감면, 전매제한 완화 등 지방의 악성 미분양 해소를 위한 대책들을 내놓을 때만 해도 혹시나 했다.

정부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혜택을 수도권으로까지 확대했다. ‘윗목이 따뜻해지면 아랫목도 따뜻해진다’는 ‘온돌효과론’까지 동원했다.

그건 꿈에 불과했다. 온돌효과는 아예 나타나지 않았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수익성과 환급성이 좋은 수도권 아파트로 투자자들이 몰렸다.

세금까지 깎아주고 급기야 ‘잘’ 개발하겠다는 비전까지 제시했으니, 수도권 땅값이 오르고 아파트값이 상승하는 등 ‘약발’을 받지 않을 리 만무하다. 정부가 시간차 공격할 시간도 주지 않고 수도권 규제를 모두 풀어버린 결과다.

모두가 만족하는 정책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열 손가락 깨물면 안아픈 손가락이 없다는데, 이쯤 되면 지방을 배려한 정책을 내놓을 때도 되지 않았는가 싶다. MB정부의 사전에 지방은 없는 것인가.

/김지을 경제부 기자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