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의 거짓말
2009년 03월 08일(일) 23:59 가가
한 판사의 이상한 처신으로 대한민국이 다시 불안과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최근 들어 대한민국을 불안하게 만든 몇 가지 사례들이 있다. 나라의 불안과 혼란의 첫 번째 주범은 역시 연쇄살인범 강호순, 유영철과 같은 사이코 패스들의 엽기적인 살인 행각이다.
두 번째 주범은 여의도 국회다. 이 점에 이의를 제기할 국민은 없다. 국민과 국가를 걱정하는 모습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지금의 국회는 가끔 이만기와 강호동이 전성시대를 구가했던 씨름판 같기도 하고 김 일, 장영철과 같은 프로레슬러들의 레슬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최홍만, 추성훈이 꽃 피우고 있는 K1 격투기장을 방불케 한다. 씨름, 레슬링, K1과 같은 스포츠는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덜어 주는 기쁨의 스포츠이지만, 정치인들의 육박전은 국민 고통과 스트레스를 배가 시킨다. 그래서 지금의 국회는 우리 국민들의 가슴속에 불안과 혼란의 허브로 각인되어 철거대상 1호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나라의 불안과 혼란의 주범으로 새롭게 등장한 두 집단이 있다. 지난 10년간 잠잠했던 북한과 사법부이다. 두 집단은 모두 21세기를 다시 냉전시대로 돌리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 사회를 불안과 혼란으로 내 몰고 있는 마지막 집단은 역설적이게도 사법부이다. 신영철 대법관은 지난해 서울 중앙지법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개별 재판부에 전화를 걸거나 별도의 e메일을 보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 대법관은 촛불 사건 담당 판사들에게 단체 e메일을 보내 “부담되는 사건은 후임자들에게 넘기지 않고 처리하는 것이 미덕”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독촉한 반면, 지난해 말 전교조 사이트에 북한 관련 게시물을 올려 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교조 교사 사건을 맡은 판사에게 전화를 걸어서는 “선고를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 졌다. 신 대법관은 집시법 위헌제청으로 촛불 사건 재판의 보류를 결정한 한 단독판사에게 개별 e메일을 보내서는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도 알려 졌다.(경향신문, 3월 7일)
그러나 그는 대법관 임명 전인 지난달 10일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일선 법관들에게 전화를 건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원장은 누구한테 무슨 일을 맡겨 놓고 잘해주기를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지 뭘 전화해서 이렇게 하라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제가 원장으로서 이 사건 저 사건 관여하고 의견을 얘기하고.. 전혀 그런 적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서 신 대법관이 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내용들이 확인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 대법관은 또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야간 집회 금지 조항에 대한 위헌제청 사건 처리를 논의 하려고 지난해 이강국 헌법 재판소장을 만났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세상을 어지럽히는 의혹을 해결하고 사회적 부조리를 척결하여 사회 안정을 지키는 국법질서의 파수꾼이 아니라, 불안과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의혹의 덩어리가 되고 있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그의 발언은 희미한 기억상실증을 빗대어 잘못된 행위에 대한 정당방위로 재판의 형량을 감해 보고자 하는 일반 피의자들에게서나 들어본 듯한 그런 발언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신 대법관은 지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위증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국회에서 위증은 현행법 위반이다. 그의 위증 사실이 밝혀지면 그는 징역 1년에서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아야 한다. 한 판사의 출세를 위해서 3권분립의 제도가 파괴되고, 사법부의 권위와 대통령의 통치권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통채로 무너지는 그런 우를 범해서야 되겠는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우리사회에서 법관은 양심과 정의의 상징이자 마지막 보루로 남아야 한다. 그러려면 고리대금하는 판사가 사기꾼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일은 발생하지 말아야 하며, 재판관이 도둑질을 하여 도둑에게 도둑질할 권리까지 부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실 판사는 ’말하는 법이고, 법은 말없는 판사’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판사는 그 누구도 자신의 소송사건에서 판사가 되어서는 안 되며, 판사는 판사복을 입을 때 모든 사람과 관계를 끊고 족보가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포도주라고 외치고서 식초를 파는 판사가 존재하는 한 그런 나라에 양심과 정의는 존재할 수 없다.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대표
두 번째 주범은 여의도 국회다. 이 점에 이의를 제기할 국민은 없다. 국민과 국가를 걱정하는 모습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지금의 국회는 가끔 이만기와 강호동이 전성시대를 구가했던 씨름판 같기도 하고 김 일, 장영철과 같은 프로레슬러들의 레슬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최홍만, 추성훈이 꽃 피우고 있는 K1 격투기장을 방불케 한다. 씨름, 레슬링, K1과 같은 스포츠는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덜어 주는 기쁨의 스포츠이지만, 정치인들의 육박전은 국민 고통과 스트레스를 배가 시킨다. 그래서 지금의 국회는 우리 국민들의 가슴속에 불안과 혼란의 허브로 각인되어 철거대상 1호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나라의 불안과 혼란의 주범으로 새롭게 등장한 두 집단이 있다. 지난 10년간 잠잠했던 북한과 사법부이다. 두 집단은 모두 21세기를 다시 냉전시대로 돌리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 사회를 불안과 혼란으로 내 몰고 있는 마지막 집단은 역설적이게도 사법부이다. 신영철 대법관은 지난해 서울 중앙지법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개별 재판부에 전화를 걸거나 별도의 e메일을 보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 대법관은 촛불 사건 담당 판사들에게 단체 e메일을 보내 “부담되는 사건은 후임자들에게 넘기지 않고 처리하는 것이 미덕”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독촉한 반면, 지난해 말 전교조 사이트에 북한 관련 게시물을 올려 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교조 교사 사건을 맡은 판사에게 전화를 걸어서는 “선고를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 졌다. 신 대법관은 집시법 위헌제청으로 촛불 사건 재판의 보류를 결정한 한 단독판사에게 개별 e메일을 보내서는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도 알려 졌다.(경향신문, 3월 7일)
그러나 그는 대법관 임명 전인 지난달 10일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일선 법관들에게 전화를 건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원장은 누구한테 무슨 일을 맡겨 놓고 잘해주기를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지 뭘 전화해서 이렇게 하라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제가 원장으로서 이 사건 저 사건 관여하고 의견을 얘기하고.. 전혀 그런 적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서 신 대법관이 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내용들이 확인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 대법관은 또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야간 집회 금지 조항에 대한 위헌제청 사건 처리를 논의 하려고 지난해 이강국 헌법 재판소장을 만났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세상을 어지럽히는 의혹을 해결하고 사회적 부조리를 척결하여 사회 안정을 지키는 국법질서의 파수꾼이 아니라, 불안과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의혹의 덩어리가 되고 있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그의 발언은 희미한 기억상실증을 빗대어 잘못된 행위에 대한 정당방위로 재판의 형량을 감해 보고자 하는 일반 피의자들에게서나 들어본 듯한 그런 발언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신 대법관은 지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위증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국회에서 위증은 현행법 위반이다. 그의 위증 사실이 밝혀지면 그는 징역 1년에서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아야 한다. 한 판사의 출세를 위해서 3권분립의 제도가 파괴되고, 사법부의 권위와 대통령의 통치권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통채로 무너지는 그런 우를 범해서야 되겠는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우리사회에서 법관은 양심과 정의의 상징이자 마지막 보루로 남아야 한다. 그러려면 고리대금하는 판사가 사기꾼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일은 발생하지 말아야 하며, 재판관이 도둑질을 하여 도둑에게 도둑질할 권리까지 부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실 판사는 ’말하는 법이고, 법은 말없는 판사’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판사는 그 누구도 자신의 소송사건에서 판사가 되어서는 안 되며, 판사는 판사복을 입을 때 모든 사람과 관계를 끊고 족보가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포도주라고 외치고서 식초를 파는 판사가 존재하는 한 그런 나라에 양심과 정의는 존재할 수 없다.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