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극복, 금융이 선도적 역할해야
2009년 02월 15일(일) 18:39 가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글로벌경제 위기 속에서 세계 각국은 하루가 멀다 하고 위기극복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경제위기의 직접인 원인을 제공한 미국은 2조달러 규모의 금융구제 계획과 함께 바이아메리카 정책, 자동차산업 지원 등 자유무역에 정면으로 배치될 수 있는 시책까지 위기극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대통령이 직접 금융기관 CEO의 연봉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조치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 정치인들은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이 자금은 국내대출용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업체 엘피다는 대만의 3개 동종업체와 통합하여 업계 1위인 삼성전자에 대응하려 한다. 여기에 일본과 대만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금리인하와 자금공급 확대, 재정의 조기집행, 추경예산 추진 등 재정·금융정책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 중소기업 지원 등 다양한 위기극복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경제위기극복 방안을 추진하면서, 정부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한발 앞서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우리 경제는 수출이 전체 경제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1차적으로 세계경제회복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세계경제 회복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보다 빠른 시일 내에 회생시키겠다는 것은 다른 어느 나라의 경기극복정책과는 다른 특단의 정책이 뒤따라야 함을 의미한다.
97∼98년의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위기극복 의지와 과감한 개방정책, 그리고 신속한 공적자금 투입이 주효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우리 경제 현실에 적합하고 가장 효과적인 핵심대책은 무엇인지 사려 깊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우리의 커진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재정정책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전반의 흐름을 선순환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혈맥으로서의 금융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 외환위기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금융은 규모가 커지고 건전성도 크게 개선되었다. 또 미국 금융기관처럼 과도한 파생금융 머니게임에 몰입되지 않아 부실의 염려도 크지 않다. 문제는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 훼손에 대한 과도한 민감성이 문제라고 본다. 정부가 아무리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라고 독려해도 과거보다 오히려 더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기업을 평가하고 대출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우리 경제가 조기에 정상화되기는 불가능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말들도 공염불이 될 뿐이다.
먼저, 은행들은 과거와 다른 은행대출 잣대를 가지고 금리인하와 금융공급확대 정책의 취지에 맞추어 기업대출에 임해야할 것이다. 전체 수출이 30∼40%나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적 평가기준을 적용하여 기업 매출액이 줄어드는 것을 이유로 자금공급을 차단한다면 살아남을 기업은 없을 것이다.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당장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이라고 해서 적절한 자금공급이 안 된다면 기업의 미래는 없고 나라경제의 회복도 어렵다. 은행의 대출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고 정부도 BIS비율운용 등 건전성 감독에 신축성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 확보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예산으로 1조원을 풀어 경기를 진작시키는 것과 정부가 1조원을 가지고 은행대출을 보증하는 방법으로 그 몇 배에 달하는 자금 공급이 가능토록 하는 것 중, 어느 정책이 전체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인지 검토해야한다. 정부 보증이 보다 효율적이라면 정부 보증을 통한 기업대출이 전면적으로 모든 기업에게 충분하게 이루어지도록 과감하고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병행하여 기업과 금융기관의 모랄헤저드 방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기술개발과 성장산업 발전을 위한 신규투자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기업구조 조정도 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져 소생가능한 기업에 자금공급이 시의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앞서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금융부문이 선두에 나서서 금융경색 현상을 해소함으로써 실물경제가 살아나는 경제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큰 흐름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국가경제의 혈맥으로서 금융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하동만〈전남발전연구원장〉
우리 정부도 금리인하와 자금공급 확대, 재정의 조기집행, 추경예산 추진 등 재정·금융정책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 중소기업 지원 등 다양한 위기극복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경제위기극복 방안을 추진하면서, 정부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한발 앞서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우리 경제는 수출이 전체 경제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1차적으로 세계경제회복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세계경제 회복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보다 빠른 시일 내에 회생시키겠다는 것은 다른 어느 나라의 경기극복정책과는 다른 특단의 정책이 뒤따라야 함을 의미한다.
97∼98년의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위기극복 의지와 과감한 개방정책, 그리고 신속한 공적자금 투입이 주효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우리 경제 현실에 적합하고 가장 효과적인 핵심대책은 무엇인지 사려 깊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우리의 커진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재정정책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전반의 흐름을 선순환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혈맥으로서의 금융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 외환위기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금융은 규모가 커지고 건전성도 크게 개선되었다. 또 미국 금융기관처럼 과도한 파생금융 머니게임에 몰입되지 않아 부실의 염려도 크지 않다. 문제는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 훼손에 대한 과도한 민감성이 문제라고 본다. 정부가 아무리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라고 독려해도 과거보다 오히려 더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기업을 평가하고 대출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우리 경제가 조기에 정상화되기는 불가능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말들도 공염불이 될 뿐이다.
먼저, 은행들은 과거와 다른 은행대출 잣대를 가지고 금리인하와 금융공급확대 정책의 취지에 맞추어 기업대출에 임해야할 것이다. 전체 수출이 30∼40%나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적 평가기준을 적용하여 기업 매출액이 줄어드는 것을 이유로 자금공급을 차단한다면 살아남을 기업은 없을 것이다.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당장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이라고 해서 적절한 자금공급이 안 된다면 기업의 미래는 없고 나라경제의 회복도 어렵다. 은행의 대출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고 정부도 BIS비율운용 등 건전성 감독에 신축성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 확보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예산으로 1조원을 풀어 경기를 진작시키는 것과 정부가 1조원을 가지고 은행대출을 보증하는 방법으로 그 몇 배에 달하는 자금 공급이 가능토록 하는 것 중, 어느 정책이 전체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인지 검토해야한다. 정부 보증이 보다 효율적이라면 정부 보증을 통한 기업대출이 전면적으로 모든 기업에게 충분하게 이루어지도록 과감하고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병행하여 기업과 금융기관의 모랄헤저드 방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기술개발과 성장산업 발전을 위한 신규투자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기업구조 조정도 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져 소생가능한 기업에 자금공급이 시의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앞서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금융부문이 선두에 나서서 금융경색 현상을 해소함으로써 실물경제가 살아나는 경제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큰 흐름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국가경제의 혈맥으로서 금융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하동만〈전남발전연구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