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 프로그램에 수치가 제대로 입력되지 않아 발생한 단순 실수입니다."
전남도의 인재육성 장학금 지원대상자의 선정 업무를 맡고 있는 담당공무원은 성적이 낮은 학생이 잘못 선정된 이유를 이같이 해명했다.
하지만 한 학부모는 "자신이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으면 들통나지 않았을 것이다"며 성적조작의혹을 강력 주장하고 있다. 또 평가방법도 객관성이 결여된 짜맞추기식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기자가 놀란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이미 1개월전에 이 같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학부모에게 해당부서가 문제를 삼지 말아달라는 조건으로 별도의 장학금을 지급받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이다.
단순한 실수를 놓고 입막음용 조건까지 제시한 자체가 더욱 시행정에 불신을 갖도록 하는 대목이다.
문제를 올바르게 바로 잡은 후 해당 학부모를 충분히 이해시키는 것으로 시행정의 신뢰를 회복시켰어야 했다.
그러나 숨기기에 급급해 이같은 조건을 내걸었기에 공직사회의 구태를 다시한번 확인시켜 줌은 물론 단순한 실수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그동안 장학금 대상자를 선정하는 심의위원이 공직자로만 구성돼 있어 실제로 각종 의혹이 많았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공직자로만 구성돼 있는 심의위원회에 시민들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시행정이 사소한 부분부터 시민들의 신뢰를 잃을 경우 향후 나주발전은 결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주=최승렬기자 sr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