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지역 배 재배 농가들은 농림부가 쌀협상 과정에 중국산 사과와 배를 사실상 개방하는 이면합의를 놓고 극도로 흥분해 있다. 나주배조합은 조합원들의 실력 행사가 우려돼 쇄도하는 문의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중국과 농림부의 이면합의는 농민 입장에서 생각해볼때 분명 중국산 사과와 배의 수입을 허용하는 전단계로 이해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과거 수차례 경험했던 농정 불신이 농림부의 해명에도 불구 정부가 쌀협상을 위해 과수농가를 희생시키는 악수를 두었다고 분노하고 있다.
농림부는 14일 나주지역 관내 농협조합장들을 초청, 해명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농림부의 해명서는 식물검역상 필요한 수입위험평가 절차를 개시하는 것일 뿐 당장 중국산 사과.배의 수입을 허용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어 더욱 비난 받고 있다. 이는 쌀협상 과정에 중국측이 사과.배를 비롯해 양벚, 롱간, 여지 등 5가지 농산물에 대해 검역절차를 줄여달라고 이면합의 조건으로 제시한 자체가 한국으로의 수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쌀협상 타결의 조급함 때문에 중국측의 의도를 뻔히 알고 이면합의를 하고도 농민들에게는 당장 수입을 허용한 것이 아니라 국제무역거래의 일반적 절차라고 농민들을 속이고 있다.
반면에 중국은 농산물을 수출하기 위해 한국과 가장 가깝고 과수 농사에 적합한 기후를 갖고 있는 산둥성 엔타이 일대에 3-4년전부터 한국산 배를 집중 재배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고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때문에 농민들은 불시에 과수 농가가 붕괴되는 큰 시련을 겪지않기 위해 그나마 중국측의 과수 재배현황을 낱낱이 파악해 대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농림부가 지금이라도 속사정을 명확히 밝혀주길 바라는 것이다.
/나주=최승렬기자 sr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