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배의 경우 매년 1천억원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지역경제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산둥성에서 같은 품종인 신고배가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산둥성에서 대량으로 신고배가 재배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해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왔었지만, 정확한 실체는 이번 중국 현지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하지만 일선 농협들은 이같은 사실을 접하고도 정작 침묵하고 있다.
농민들은 이에 반해 가슴이 답답한 모양이다. “배 나무를 잘라내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설날에 5~6만원을 받았는데 큰 변동이 있겠느냐?” “설마, 그럴리가?”는 등등…만나는 사람마다 온통 산둥배 이야기 뿐이다.
가격 및 당도 경쟁에서 떨어지는 나주배 생산농가는 현재 상태라면 2~3년 내에 파산할 것이 뻔한 실정이다. 문제는 나주배연구소 등과 일부 조합장들이 지난해 중국을 방문,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하고도 지금껏 쉬쉬하면서 방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주시는 되레 ＭＢＣ 인기 드라마 `대장금''의 대사 한 마디에 나주배가 소개됐다며 길거리에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법석만 떨고 있다.
관련 공무원은 “ＦＴＡ에 배와 사과가 예외품목으로 제외됐듯이, 특별한 대책보다는 향후에도 계속 수입제한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라고 기자에게 반문했다.
나주시의 이런 문제의식을 지역농민들이 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최승열 나주 사회3부차장>sr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