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이 5급 승진자 두 자리를 놓고 요즈음 술렁이고 있다. 올해부터 심사와 시험을 50대 50으로 하는 `지방공무원임용령''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완도군청의 경우 정년을 2년 앞둔 금일읍장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명퇴신청을했고,공석중이던 군외면장직무대리가오는6월정년을맞게돼두곳의읍·면장자리가생기게된 상태다.
일부 공무원들은 과거 인사권자인 군수에게 `잘보이거나, 줄서기를 잘하면'' 무난히 승진할 수 있었던데 반해, 이처럼 파격적인 인사제도가 도입되자 내심 불안과 긴장에 휩싸이고 있다. 몇몇 인사들은 노골적인 불평과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행자부가 `지방공무원임용령''을 개정한 배경에는 지자체의 인사관행에 대한 불신이 짙게 깔려 있다. 지방의 인사가 근무경력이나 상벌 등에 좌우되지 않고 단체장의 신임도에 따라 결정됐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솔직히 말해 그런 현실 인식의 상당부분은 맞다. 지자체의 인사비리가 부정으로 얼룩진 전례들이 너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과거 완도의 경우도 크게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법 적용을 현실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입장에서, 해당 공무원들의 갈등은 큰 것 같다. `내가 고참인데…'' 혹은 `내가 상을 많이 탔는데…''라는 식의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까닭이다. 단체장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을 것이라는 점도 쉽게 짐작이 간다.
이제는 실력있는 능력자들이 선두주자로 나서게 되는 상황이 됐다. 스스로 노력하거나 각성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완도군수의 향후 인사가 주목된다.
<정은조 사회2부 부국장·완도>ejch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