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비금농협이 요즈음 구설수에 올라 있다. 정부양곡 보관창고 관리소홀로 화재가 발생, 큰 재산피해가 났으나 사건 은폐에 급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금농협은 지난 2000년 12월 자체자금 2억4천850만원을 들여 덕산리에 200평 규모의 철골조 창고를 신축, 정부양곡과 농협 파머스마켓 자재를 보관해왔다. 하지만 지난 5일 불이 나 창고 1동이 전소되고 쌀보리와 맥주맥 등이 불에 탔다.
소방서에 따르면 화재의 원인은 담뱃불 취급 부주의였다. 피해액은 당초 9천여만원으로 조사됐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2억5천여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화재 후 비금농협측이 보인 그릇된 행태다. 농협측은 상부기관인 농협중앙회 목포신안시군지부에 이날 불이 전기누전 때문이라고 허위보고한 것이다.
비금농협은 지난해 5월에 발생한 정부양곡보관창고 화재사건 때도 깔끔하지 못한 일처리로 비난을 받았었다. 개인에게 매각한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450가마의 정부양곡이 불에 탔으나, 피해보상을 받기는 커녕 되레 중앙회로부터 화재 공제금980만원을 받아 변칙적으로 보상했던 것이다.
물론 화재의 원인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지난해 사건처럼 진화 초기 추정한 화인이 뒤늦게 바꿔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유사한 사건이 해마다 발생하고, 그 때마다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 조합장을 비롯한 농협간부들은 화재 사건을 둘러싸고 시중에 떠돌고 있는 온갖 소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조 완 남<사회2부차장.신안> wncho@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