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원전 안전성 확보를 위해 지역민들은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안전성 공동조사 범군민대책위원회''(대책위)가 최근 파행으로 치달아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대책위는 5·6호기의 안전성과 관련, 외국 전문업체 선정을 위한 조사결과 보고회를 가졌으나,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환경안전감시센터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17명의 위원들은 소모적인 논쟁만 벌였다.
그 과정에서 위원장이 사퇴하고 회의는 무산됐다.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됐고, 민·관합동 대책위원회 자체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약점을 대화 파트너인 한국수력원자력측에 보여주고 말았다.
대책위의 갈등은 외국업체 조사를 위해 지난달 하순 프랑스와 독일로 출발할 때부터 예고됐었다. 당시 Ｌ모 교수의 동행여부를 놓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다 해당 교수가 제외되자 몇몇 위원들이 견학을 포기했던 것이다.
특정 교수의 동행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아니다. 문제는 대책위 내 일부 인사들이 집단적인 행동양식을 보임으로써 군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점에 있다.
영광원전으로 인해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자신들의 견해만을 고집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용역조사기관 선정·갑상선암 발병율 조사·방사선 방호대책·감시기능 강화 등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많다. 영광군민들은, 개인의 이익에 급급한 위원들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대책위 활동의 최우선 순위는 개인이 아닌, 군민들의 생존권이다.
<이종윤 사회2부 차장·영광>jy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