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민주당이 텃밭인 광주에서 집회를 벌이기 전 조순형 대표가 방문한 대인시장에서는 변화하고 있는 지역민심이 감지됐다.
상인들은 먼저 서울에서 힘들게 보내고 있는 조 대표를 따뜻하게 맞았다. 마침 점심때가 되어서 한 아주머니가 호호 불며 건네준 김밥을 맛있게 받아 먹는 조 대표의 흐뭇해하는 얼굴에서는 아직도 식지않은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군데 군데에서 민생현장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면서 민주당이 새롭게 민심을 얻을 수 있는 방법도 동시에 제시됐다.
상인들은 이날 시장을 한 바퀴 돌던 조 대표 일행의 속마음이 어디에 있는 것인 지는 제쳐놓고 제발 먹고 살게 좀 해달라고 애원했다.
한 상인은 시장 근처에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이 속속 들어와 하루 1만원 어치 팔기도 어려운데 정치하는 사람들은 무엇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늘어 놓았다.
식사가 마련된 국밥집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직접적인 주문이 이어졌다. 조 대표와 마주앉은 한 주민대표는 이내 이제 민주당 공천이라면 `막대기''라도 찍어주는 시절이 지났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대개혁을 한 후 새인물을 내지 않으면 어림없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더 이상 지역유권자들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메시지다.
막 젓가락을 집었던 조 대표는 반찬만 뒤적거릴 뿐 쉽게 숟가락을 입에 갖다 대지 못했다.주민의 목청은 더욱 높아졌다. 현역의원들이 기득권을 끝내 고집하면 패가망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초에 입당한 김강자 시민사회특별위원장의 “광주 민심이 만만치 않은데….”라는 혼잣말에서 민주당의 고충이 묻어 나왔다.
이날 주민들의 요구가 바로 민주당이 해결해야 할 문제의 정답인 것처럼 보인다. `모범답안''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어떻게 총선방정식을 풀어갈 지 궁금하다.
/박치경 정치부차장uni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