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노무현 대통령의 광주 방문 일정을 잇따라 보도한 광주 쪽 언론들에 대해 극도의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말 `노 대통령 내달 5일 광주 방문''이란 제하의 대통령 일정을 사전에 보도한 Ｃ일보 출입기자에 대해 3개월간 출입정지 조치를 내렸음에도, 3일자 일부 일간지에 또 다시 `노 대통령 Ｘ일 광주 방문''이란 기사가 게재되자 “왜 광주만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출입정지 등 강경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지난 1일부터 기자실 게시판에 문희상 비서실장 명의로 공고문을 내고 “대통령 일정은 극도의 보안을 요하는 사항으로서 언론사가 그 일정을 사전에 인지하였더라도 이를 보도하지 않는 것이 하나의 약속처럼 되어 있다”며 `청와대 출입기자 등록 등에 관한 규정''을 지켜 줄 것을 당부했다.
청와대는 또 지난달 30일 출입기자단 간사를 통해 대통령 일정에 관한 `사전 비보도(off the record)''를 각 기자에게 요청했다.
그럼에도 3일자 일부 일간지에 대통령 방문 기사가 보도되자 청와대 홍보수석실 관계자들은 “출입정지를 작정한 것이냐, 다른 지방에선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광주만 왜 이러느냐”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사실, 대통령의 현지 방문 기사는 지금까지 사전 비보도가 불문율 처럼 인식되어왔다. 대통령의 신변에 관한 보안사항으로서 이는 전제이자 `기본''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의 방문을 준비하는 해당 자치단체를 통해 일정이 알려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기자들은 정보 보고 차원에서 다루었던 게 상식이었다.
이번 대통령의 광주 방문 보도를 놓고 언론들이 줄줄이 강경 조치를 당하는 것은 청와대가 생긴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같은 지역 출신으로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안타깝다. 그게 경쟁의 대상이냐. 광주에 신문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 申 港 樂 <서울지사 취재부장 > hlshi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