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태풍 `매미''가 남해안을 덮쳐 부산항의 크레인 8기가 붕괴되고 3기가 궤도를 이탈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부산항의 입장에서는 청천벽력이었지만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하이와 고베 등의 항만은 쾌재를 불렀으리라는 것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광양항도 그야말로 호기를 맞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광양시는 광양항의 크레인 3기를 부산항으로 이전하는 것을 수용하는 등 최선을 다해왔다.
이후 정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장관 취임 이후 숱한 구설수로 물러난 최낙정씨는 차관 시절인 지난달 16일 광양을 방문, 5가지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 내용은 운영선사와 광양시, 지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던 것을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 대책 발표를 이용자가 가장 많은 서울에서 하지 않고 광양에서 한 것부터가 심상치 않더니 홍보 또한 제대로 되지 않아 선사와 화주들은 그 내용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더욱이 세계 3위의 해운선사인 대만 에버그린이 광양항으로 기항지 변경을 검토하자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이 개입하여 부산항에 선석을 알선함으로써 광양항 이전 자체를 무산시킨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부산해양청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면 여수해양청의 입장은 무엇인가?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은 지난달 말에야 광양항 활성화 후속대책을 발표했지만 신규 기항 선사에 대한 인센티브가 거의 없어 과연 이것이 진정 광양항을 살리고자 하는 대책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중국이 양산항 등 대형 항만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광양항에 주어진 시간은 이제 길어야 6~7년 뿐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은 이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춘호 사회2부기자·광양>ch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