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7일 광양시청에서 동북아 물류중심 추진을 위한 국정과제회의를 주재한 뒤 전남 동부권 인사 150여명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호남에 대한 각별한 `애정론''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얘기가 길지만 한마디 해야겠다”면서 “여러분의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이 됐고, 상응하는 기대가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결코 잊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여러분의 지지를 받거나 덕보기 전에도 이 지역에 대해 각별한 생각을 갖고 15년간 정치했는데, 대통령까지 만들어줬으니 오죽하겠느냐”며 “크게 한번 `탁'' 믿고 같이 한번 가보자. 끝에 가서 대보라”고 톤을 높였다.
그 특유의 발음과 그 다운 표현은 일순간 간담회장을 압도해 나갔다.
분위기가 고무되면서 “지금까지 행적으로 볼때 노무현을 안 믿으면 누구를 믿겠느냐. 적어도 그 점은 자신있다”고 거듭 강조하자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호응했다.
이어 “어떤 경우라도 여러분 곁에 있을 것이다. 약속을 지키겠다”며 “낙후된 호남지역 경제를 위해 배려하고, 공직인사에 있어서도 전반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뜨거운 열정과 자신감으로 호남에 대한 `애정론''을 토해냈고, 참석자들은 이에 감화된 듯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면서도 `호남소외''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최근 노 대통령의 인식과 관련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노 대통령이 지난 19일 “지역문제를 고려해 특별한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게 지역문제 해결책”이라며 “지역 소외감과 지역갈등은 다 정치인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밝힌 사실이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지역감정의 확대 재생산 내지, `소외론''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적 발언이었다 할 지라도 30여년 소외에 시달렸던 `여러분들''에게는 정치적 수사(修辭)로 들릴 뿐이다. 진정한 믿음은 진실에서 출발한다.

/ 申 港 樂 < 서울지사 취재부장 > hlshi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