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광양에선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 국정과제 보고회가 열렸다. 내각이 이동해온듯한 성대한 분위기였만 지역민들의 속내는 씁쓸하다.
시민들은 광양이 인구 14만의 크지 않은 도시지만 그 비중이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해도 전혀 기울지 않는다고 여기고 있다. 컨테이너 부두를 가진 광양은 국가적으로 중요하다고 자부하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광양항을 살펴보면 그다지 자랑스런 상황이 아니다. 광양 컨테이너부두는 물량증가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올해말 4선석이 추가로 개장될 예정이지만 배후시설등 제반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광양항의 물동량 부족문제는 심각하다.
광양항이 이러한 상황에 처한데는 정부의 이율배반적 항만개발계획이 가장 큰 원인이다. 광양항은 부산항의 물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화물이 이동할 것에 대비해 만든 항만임에도 불구하고 광양항을 만드는 동안에도 부산항에는 우암부두(99년), 감만부두(97년), 감천부두(97년), 신감만부두(01년)건설 등으로 개발을 지원한 반면 광양항에는 기회마저 주지 않았던 것이다.
정책입안자들이나 정치권은 숨기고 싶겠지만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력이 지배하면서 국가 경영전략은 온데간데 없이 오로지 지역정서에 의지한채 부산항 확장에만 열을 올렸던 것이다. 누더기식 부산항 연장개발이 유발하는 문제의 심각성이나 부작용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정부당국자들은 퍼주기 지원에만 급급했다.
따라서 이번 국정과제 보고회를 바라보는 지역주민들의 마음은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광양항 활성화를 위한 논의는 셀수없이 많았고 오래전부터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한 정책당국자들은 핵심을 너무 잘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에도 제시된 화려한 정책들이 구두선에 그치지 않을까, 부산에 얽매이다 국가전체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金 椿 鎬<사회2부기자.광양> chkim@kwangju.co.kr